장국영 주연의 두 영화

주말에 장국영이 주연한 영화 두 작품을 감상하였다. 관금붕 감독의 인지구와 왕가위 감독의 Happy Together. 하나는 이승에서 맺지 못한 사랑을 저승에서나마 이루기 위해 자살했던 한 여인(매염방)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 고스트스토리였고, 다른 영화는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이라는 두 홍콩 젊은이들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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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 모두에서 장국영은 책임감 없고 우유부단한 연인으로 등장한다. 선천적인 꽃미남 장국영은 어쩔 수 없이 귀티 나고 연약한 인상 탓인지 대개의 배역이 이런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영웅본색에서는 범죄에 몸담은 형 때문에 괴로워하는 강직한 형사로 등장하였을 뿐이다. 매염방과 장국영의 기구한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덕분에 인지구는 보다 감정이입이 쉽게 될 수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예측은 되는 영화였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천재연기자의 생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상하는 입장에서는 이미 배역 그 자체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연기자들에게도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그 둘이 생전의 깊은 인연만큼이나 내세에서도 잘 지내고 있을는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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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Happy Together 는 생각만큼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우선은 나의 성(性)취향과는 관계없는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수도 있겠지만 왕가위 감독 특유의 스타일 위주의 극진행이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했던 것 같다. 여전히 그는 스타일리쉬하긴 하지만 극의 깊이감에 있어 2% 모자란 무라카미하루키 유의 팝아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중경삼림보다도 더 적은 에피소드로 더 깊은 사유를 강요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쨌든 영화는 어쩌면 현실적인 연인관계가 필연적으로 배태하고 있는 상실감에 대한 영화였다.

요컨대 장국영은 어느 영화에서든지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배우였다. 얼굴 그 자체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할까? 이런 면에서 그는 분명 홍콩영화의 큰 별이었다. 매염방과 장국영, 두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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