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ntasm

사실 공포영화는 모순되게도 보수적인 영화장르다. 스크림에서 웨스크레이븐이 친절하게 설명한 바와 같이 공포영화에는 몇몇 암묵적으로 정해진 공식이 있는데 많은 부분 사회가 용인하지 못하는 부도덕함에 대한 징벌적인 성격이 강하다. 물론 도덕적인 징벌이 뭐 나쁘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영미권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나 추리영화의 보수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주로 기존체제의 부르주아 도덕률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어떻게 보자면 공포영화에서 일상적으로 등장하는 폭력묘사에 대한 도덕적 인과관계의 서술을 통해 관객이 극에 몰입하게 하는 동시에, 폭력묘사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기 위한 미봉책일수도 있다.

이 영화 Phantasm 은 그러한 공포영화의 보수성을 답습하지 않는다. 웨스크레이븐의 ‘공포의 계단’과 같이 진보적인 시각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억지스러운 인과관계를 꾸미기 위한 상황설정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처럼 폭력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데 몰두한다. 그런데 너무 재미만 좆다보니(?) 이런 저런 잡탕소재가 섞여서 극의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악당이 오컬트 쪽으로 나가다가 갑자기 외계인으로 둔갑되는데 특별한 설명도 없어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대단히 창조적인 악당(?)이 등장하는데 한순간에 어이없이 당하기도 한다. 그런 허술함이 이 영화를 컬트로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Don Coscarelli 가 불과 23살의 나이에 시나리오, 감독, 프로듀서 등을 도맡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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