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Mute Records., Fair use, Link
Some Great Reward1는 Depeche Mode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1984년 9월 24일 Mute Records 를 통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이 무엇보다도 특별한 이유는, 이 앨범에 DM의 모든 역대 싱글 중 가장 인상적인 곡 중 하나인 People Are People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도 DM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예전에 어떤 글에선가 고인이 된 신해철 씨도 어린 시절 이 곡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어쨌든 그만큼 이 곡을 포함한 DM의 음악은 기존의 다른 락음악과는 다른, 신개념의 “악기”인 샘플러 Synclavier를 전폭적으로 활용한 새로운 음악의 형식과 멜로디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 앨범에는 또 하나의 소중한 곡이 있는데 바로 Somebody. 데이브간(David Gahan) 대신에 마틴고어(Martin Gore)가 부른 이 곡은 DM의 곡들을 통틀어서도 그렇고 팝역사를 통틀어서도 그렇고 가장 아름다운 팝발라드 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명곡이다. 너무 반전(反轉) 없는 지고지순한 가사라는 점이 흠이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첫 직장에서 이른바 “원어민” 교사로부터 영어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팝송을 듣고 리스닝을 하는 수업에서 이 곡을 선곡한 적이 있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빼어난 미모의 코리안어메리칸 여자 교사였는데 나중에 회사에서 잘 나가던 한 엘리트 직원과 결혼했다.2
또 하나의 명곡이 Somebody 바로 다음에 나오는데 바로 Master And Servant. 귀의 좌우를 때려주는 리듬감있는 전주와 “Forget all about equality”라는 가사 등이 인상적인 이 곡은 주인과 하인이라는 관계설정이 연인관계에도 적용되는 그런 상황이 그려지는 노래다. 다만, 데이브간은 그런 취지로 생각하긴 했는데 마틴고어와 알란와일더는 단순히 섹스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상하관계에서의 지배에 관한 노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직설적인 내용 때문에 발표 당시 우리나라에서 금지곡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금지곡이든 아니든 어차피 DM의 음반이 우리나라에 라이센스로 발매되는 경우가 희귀했으니 큰 차이는 없었다.
앨범의 커버는 방금 결혼식을 마친 듯 정장과 웨딩드레스를 갖춰 입은 남녀가 커다란 공장으로 보이는 곳에 서있는 사진이 쓰였다. 이들은 Somebody에서의 가사처럼 지고지순한 사랑을 맹세하며 건전하고(?) 아름다운 결혼생활을 이어갈 커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양념으로 Master And Servant처럼 뭔가 익사이팅한 게임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최근 Mad Men이라는 미드를 즐겨보는데 여기에서 주인공 Don Draper 부부가 어쩌면 그런 외줄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는 커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모두가 이상적인 남편감이라 생각하는 Don, 그만큼 유혹도 많고 그는 그걸 뿌리치지 못한다(뿌리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완벽한 아내인 Betty는 그런 남편의 외도에 대해 감을 잡지만, 그의 치명적인 매력 때문에 그를 뿌리치지 못하는 상황이 현재까지 내가 본 에피소드에서의 상황이다. 삶이란 그렇게 복잡하다.
앨범은 DM의 본국인 영국에서조차 BBC와 교회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던 Blasphemous Rumours3로 막을 내린다. 이곡에서 가장 흥미로운 가사는 “I don’t want to start any blasphemous rumours. But I think that God’s got a sick sense of humour.”다. 우리가 좀더 유머 감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풀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금지곡도 지정되고 연인관계도 파탄이 나고 관세로 인한 상호파멸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신이시여 유머 감각을 키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