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aste of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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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포드(Salford)에 사는 10대 여학생 주인공 조(Jo)1의 홀어머니 헬렌(Helen)은 철없는 40대 여성이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는 했지만, 딸에게 별 애정도 없이 연하의 남성과 함께 매일 클럽과 댄스홀에서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밀린 월세를 내지 않으려고 딸과 함께 야반도주를 서슴지 않는 도덕성이 결여된 여성이다.2 조는 그런 어머니와 새 피난처로 도망가는 도중 흑인 선원 – 정확하게는 화물선의 요리사 – 지미의 도움을 받게 되고 이것을 인연으로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 와중에 헬렌이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그를 떠날 기세고 남자친구도 항해때문에 곧 그를 떠날 예정이지만, 그는 남자친구에게 특유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며 ‘네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개의치 않겠다. 그냥 지금만 내곁에 있어줘’라고 당차게 말한다. 지미는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지만 3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조는 자신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견디는데 익숙해있는 듯 했다. 그의 이런 마음 상태는 끝내 그의 모친이 결혼을 하기 위해 자신을 떠나는 순간에 겉으로 나타난다.
Helen “Aren’t you sorry to see me go? 네가 떠나는 것이 슬프니?”
Jo “I’m not sorry and I’m not glad.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아.”
조의 모친이 떠나고난 후 그는 신발가게 점원일도 구하고 새로운 거처도 구하여 – 방은 크지만 집은 무척 낡은 –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는 언젠가 신발가게 들렀던 제프(Geoff)를 우연히 축제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고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 이 부분은 영화에서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아마도 개봉 당시에는 여전히 센세이셔널한 내용이기에 그랬던 것으로 짐작된다. – 거처가 없는 그와 동거하게 된다. 그뒤 임신을 알게된 제프는 조에게 ‘그를 사랑하냐’고 물었는데 조는 ‘나는 사랑을 싫어한다’라는 말로 다시 특유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어쨌든 조는 제프와 같이 지내며 그나마 우울한 임신, 엄마에게 버림받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우울한 사실을 잊으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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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miths의 Morrissey가 디자인한 밴드의 컴필레이션 앨범 Louder Than Boms의 표지 그림에도 등장하는 영국 극작가 셸라흐 딜라니(Shelagh Delaney)가 A Taste of Honey라는 이름4 의 희곡을 19세의 나이에 써서 무대에 올렸고, 이 작품은 그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셀라흐와 감독을 맡은 토니 리차드슨(Tony Richardson)5이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여 1961년에 영화로 내놓았다. 실제 영화를 찍은 배경도 실내 세트를 제외하고는 맨체스터(Manchester), 살포드(Salford), 블랙풀(Blackpool) 등에서 촬영해서 사실감을 더 높였다. 산업화된 벽돌 도시의 우울한 풍경, 더러운 강물, 그곳에서 아무 생각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6
20세기 중반 영국에서 계급, 인종, 성관계 동의 연령, 성별, 성적지향, 사생아에 대해 논평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키친싱크 사실주의의 걸작으로 남기도 한 이 희곡과 영화는 모리시가 쓴 많은 초기 가사에 영감을 주었고, Louder Than Boms 앨범의 수록곡이기도 한 “This Night Has Opened My Eyes”는 조의 곤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솔로 시절에 발표한 “Alma Matters”에는 조의 대사를 직접 인용하기도 한다.
- Rita Tushingham라는 배우가 호연을 선보이는데 이 작품이 그의 데뷔작이었다. ↩
- Dora Bryan이라는 배우가 매우 실감나게 연기한다. 필르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꽤 관록이 있는 배우였다. ↩
- 영화에서 그가 타고 떠나는 배는 Manchester Liners라는 해운사의 대형 화물선이었다 ↩
- 사실 개인적으로 이 이름을 들을 때마다 뇌리에서는 같은 이름의 흑인 여성 듀오가 히트시킨 Sukiyaki가 연주된다. ↩
- Look Back in Anger (1959), The Entertainer (1960), A Taste of Honey (1961),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 (1962) 등 50~60년대 영국 영화의 리얼리즘 사조를 주도한 감독이다 ↩
- 영화에서 제프는 길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조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아이들은 늘 그가 어디에 있는지 대답을 해준다. 신기한 노릇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조의 아이들의 미래를 보여주려는 의도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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