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ing Heads: 77

A red cover with "TALKING HEADS: 77" written at the top in green
By Sire Records – Album Art Excahnge, Public Domain,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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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속지의 밴드 사진

앨범 설명

토킹헤즈는 1975년 6월 또 하나의 위대한 펑크밴드로 남게 될 Ramones 공연의 오프닝밴드로 토킹헤즈라는 이름을 알리는 첫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그런데 데뷔 앨범을 발매하기까지는 2년이 더 걸렸다. 크리스프란츠가 회고록에 쓴 바에 따르면 그들은 그동안 레코드사로부터 몇 건의 앨범 발매 제의를 받았지만, 충분히 실력이 성숙한 후에 앨범을 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데뷔 앨범을 내기 위해 서두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밴드는 Byrne, Frantz, Weymouth 삼인조에서 뛰어난 키보드 연주자이자 기타리스트였던 The Modern Lovers 출신의 Jerry Harrison을 보강하여 사인조의 탄탄한 사운드를 확립하였다.

워너뮤직그룹(Warner Music Group)의 소유였던 Sir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앨범은 강렬한 빨간색 단색에 연두색 폰트의 앨범 커버가 인상적이었고, 프로듀서 Tony Bongiovi와 Lance Quinn이 공동 프로듀서였다. 본지오비는 우연하게도 Jon Bon Jovi의 사촌이었다. 크리스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 대부분의 작업은 엔지니어 Ed Stasium이 맡았고 본지오비는 다른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잡지나 뒤척이다가 밴드의 녹음이 훌륭하게 진행되었음에도 재녹음을 요구하는 등 무례하게 굴었다고(특히 티나에게) 한다.1 스타슘과 퀸은 밴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룹은 이 앨범을 통해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현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듣기에 즐거운 앨범을 만들고 싶어 했다. 로버트크리스트가우(Robert Christgau)는 이 앨범에 대해 “Sparks처럼 이들은 버릇없는 아이들이지만, 풋풋함이나 사춘기적 여성혐오는 없다. Yes처럼 그들은 겁쟁이지만 모호함이나 값싼 낭만주의는 없다.[중략] 결국 그들은 펑크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코멘트하며 평점에 인색한 그로서는 보기 드물게 A− 의 평점을 매겼다. 2012년 롤링스톤은 ‘역대 최고의 앨범 500개’에 이 앨범을 291위에 올렸다.(출처)

1977년에는 또 하나의 걸출한 펑크 앨범이 출시되었는데 바로 77 발매 한 달 후에 발매된 섹스피스톨스의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다. 음반업계에서는 아무도 이 펑크의 바람이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토킹헤즈의 앨범 홍보를 맡은 워너브라더스는 Sire를 설득하여 The Saints, Dead Boys, Richard Hell & the Voidoids와 같이 보다 더 섹스피스톨스 스타일로 경도된 펑크 밴드를 홍보하도록 하였다. 밴드는 앨범 홍보를 위해 미전역을 돌며 공연을 하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상업적으로보다는 비평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트랙리스트

1. Uh-Oh, Love Comes to Town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곡인데 펑크밴드답지 않은 R&B 곡이다. 티나의 베이스라인은 James Jamerson의 “I Was Made To Lover Her”라는 곡의 베이스라인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참고글)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가사는

Stock broker make a bad investment when love has come to town.

우리 모두 주식투자를 할 때에는 사랑을 멀리해야 할 것 같다.

2. New Feeling

한때 무척 자주 들은 토킹헤즈의 노래였다. 이 블로그의 초기 이름을 뉴필링으로 할 정도였다. 시건방지거나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무척 맘에 든다.

3. Tentative Decisions

번은 자신의 초기 작사 작업을 회고적으로 “화성에서 온 인류학자”를 떠올리게 한다고 묘사했다. 우리가 다소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인간 행동을 분석하고 조사한 것이다.(출처) 행진곡 풍의 드러밍이 인상적인 이 노래는 앨범의 주요 주제중 하나인 ‘우유부단함’에 관한 곡이라 여겨진다. 결단력과 우유부단함.

Decide, decide, make up your mind
Decide, decide, I told you what to say

화자는 누구에겐가 빨리 결정을 하라고 다그친다.

4. Happy Day

한 평자는 Talking Heads의 첫 번째 앨범에서 가장 낙관적이고 따뜻한 노래라 여겼다.(출처) 개인적으로 이 노래는 토킹헤즈의 후반 작업에서 느껴지는 컨트리풍의 단초가 느껴진다.

5. Who Is It?

매우 심플한 곡이다. 가장 재치 있는 가사는

If you don’t love me I don’t know what I’m going to do.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다소 진부한 가사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비꼼과 의미모를 풍자가 특기인 토킹헤즈 가사 중에서도 드물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6. No Compassion

이 곡은 토킹헤즈의 노래 중에서도 유난히 강렬한 하드락풍의 기타 인트로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그리고 곡 3분경에 강렬한 기타 연주 그리고 짧은 인터벌 이후 다시 몽환적으로 시작되는 연주가 압권이다. (한 유튜버의 기타 커버 영상)

아래 가사는 노래 제목만큼이나 화자의 자비로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Go talk to your analyst, isn’t that what they’re paid for?
Be a little more selfish, it might do you some good

7. The Book I Read

I’m embarrassed to admit it hit the soft spot in my heart
When I found out you wrote the book I read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네가 썼다니!”라는 시기심에 가득한 화자의 질투심이 재미를 주는 곡이다.

8. Don’t Worry About the Government

이 노래는 풍자적인 가사인가?

내가 들어본 모든 해석은 풍자적이었습니다. 즉, “정부는 걱정하지 마!!”는 정부가 사람들이 정부에 대해 생각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워터게이트와 베트남 전쟁 직후에 쓰여진 방식을 생각하면 이 측면에서 매우 타당합니다. 하지만 모두 듣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출처)

9. First Week / Last Week… Carefree
차차 리듬, 귀라(Güira) , 마림바(Marimba)의 사용 등이 인상적인 곡이다. 이곡이 후에 번이 빠져든 월드뮤직으로의 추구 성향의 단초가 되었을지도?

10. Psycho Killer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히트한(빌보드핫100 차트 92위) 곡이자 초기 그룹의 정체성에 묘한 분위기를 불어넣은 곡이다. 중간에 나오는 프랑스어 가사는 모친이 프랑스인이어서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티나의 공헌이다.(원래는 일본어로 가사를 넣으려했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그 외에도 티나는 가사 작업에 또 다른 기여를 했는데

데이비드는 “가사가 필요해”라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브레인스토밍을 했습니다. 저는 “음, 히치콕은 ‘너를 죽일 거야’라고 말했을 거야. 왜냐하면 너는 무례하고 예의 바르지 않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2015년 BBC 다큐멘터리 Girl in a Band 중 티나와의 인터뷰 중에서)

11. Pulled Up

개인적으로 New Feeling에 이어 이 앨범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곡이다. 번의 창법은 언제나 뻔뻔하지만 이 노래에서 특히 더 뻔뻔하게 느껴진다. 좋아하는 부분은

Pulled me up, up, up, up, up, up, up, up!

이라고 업을 계속 외치는 부분과 2분 20초 경에

I got up ’cause you pulled me up

에서 you를 구성지게 길게 늘여 부르는 창법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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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있어 1977년은 어려운 한 해였다. 경제적 폭락, 방화로 황폐해진 동네, 도시를 잠시 무정부 상태로 만든 정전, 그 전 여름에 외곽 자치구를 맴돌았던 연쇄 살인범의 그림자.(Pitchfork 의 앨범리뷰 중)

  1. Byrne은 앨범을 녹음할 당시 본지오비를 아주 싫어했으나 20여년 후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떻게 앨범을 만들 줄 몰랐고 그는 우리가 더 접근 용이한 앨범을 만들 수 있게 해주려고 한 것이다”라며 그에 대해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토킹헤즈의 전기 This Must Be the Place 111쪽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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