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쿠잭의 독백

나는 평범하다 하지만……나의 재능은 -재능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 이 모든 평범함을 하나의 깔끔한 틀 안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나같은 놈은 수없이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많은 사내 녀석들이 나무랄 데 없는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녀석들은 책을 안 읽는다. 많은 녀석들이 책을 읽지만, 뚱뚱하다. 많은 녀석들이 페미니즘에 공감하지만 그들을 우스꽝스러운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많은 녀석들이 우디 알렌적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우디 알렌처럼 생겼다 어떤 녀석들은 술을 너무 많이 먹고, 어떤 녀석들은 운전할 때 바보스럽게 행동하고, 어떤 녀석들은 싸움질을 하거나, 돈자랑을 하거나, 마약을 한다. 나는 사실 이런 짓들은 하지 않는다. 여자들이 나를 괜찮다고 본다면, 그건 내가 가진 장점 때문이 아니라 내가 가지지 않은 단점들 때문일 것이다’ 장례식에 참석하는 동안 나는 난생 처음으로 내가 얼마나 내가 죽는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들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두려워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공포가 나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것들을 못 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담배를 끊는 것이라든지 (죽음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혹은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금연이란 게 대체 뭐란 말인가?) 나의 인생, 특히나 내 직업처럼 미래에 대한 개념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너무나 두렵다. 미래는 결국 죽음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등등. 하지만 주로 이 공포는 나로 하여금 어떤 관계를 지속시키지 못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어떤 관계를 지속하면 삶은 그 상대방의 삶에 의존적이 되고, 그 다음에 그들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예를 들자면, 그들이
공상 과학 소설의 주인공이라든가)이 아닌 이상 예정된 바와 같이, 죽게 되는데 그러면…당신은 아주 난처해 지지 않겠는가? 물론 내가 먼저 죽는다면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먼저 죽는다는 것은 그렇게 기운 나는데 도움되는 생각은 아닌 것이다.

high fidelity 중에서

trans by chung you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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