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뭐하며 보내셨습니까?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 해도 새해 첫날이 가지는 의미는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는 하죠. 한해의 첫날을 어떻게 보냈느냐 하는 기억은 오래 남으니까요.
이번 새해에 저는 TV시청하느라 늦잠잤습니다. -_-; 날새가며 본 프로는 다큐멘타리 Q채널에서 방영한 ‘브로드웨이’였습니다.

소위 ‘뮤지컬’이라는 진화된(?), 상업화된(?), 대중화된(?) 미국식 오페라의 고향 브로드웨이. 그 탄생과 진화, 그리고 그 사회적 의미에 대한 다큐멘타리였는데 한 6부작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_-; (새벽 4시까지 4부까지 보고 5부는 포기하였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날새지 말자라는 생각때문에 5부를 포기하긴 하였지만 졸린 눈 부벼가며
4부까지 TV앞을 지키고 있게 만들만큼 재밌고 유익한 프로였습니다.

첨에는 간단한 농담과 노래가 뚜렷한 플롯없이 시골 장돌뱅이 버라이어티쇼(?)처럼 진행되었던 브로드웨이쇼가 일부 선구자들(예를 들어 어빙벌린)에 의해 본격적으로 극적구성을 갖게되면서 본격적으로 뮤지컬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조지거쉬인, 리차드로저스, 줄리앤드류스, 프레드아스테어같은 걸출한 스타들이 탄생하게 되었고
그들이 공황기를 거쳐 헐리웃에 진출하게 되면서 헐리웃에도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의 바람이 붑니다. (헐리웃의 뮤지컬에 대해서는 That’s Entertainment라는 걸작 다큐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미덕이라면 뮤지컬의 생성과 발전을 단순히 미국의 상업문화에 대한 찬양이나 비주얼한 측면만 조명한 것이 아니라 뮤지컬과 브로드웨이가 가지는 사회적 함의와 그 안에서의 갈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다루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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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okfinale” by Central Litho. & Eng. Co. (signed) – This image is available from the United States Library of Congress‘s Prints and Photographs division under the digital ID var.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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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브로드웨이의 작곡자, 극본가들은 30년대 공황을 거치면서 뮤지컬을 단순한 현실도피의 수단으로써가 아닌 일종의 사회적 발화의 도구로 활용하였는데 조지거쉬인의 포기와 베스 , 리처드로저스의 남태평양 등 우리가 단순히 상업적인 뮤지컬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극들이 그 당시로서는 인종주의적 차별을 감수하고 내놓은 용기있는 작품이라는 면에서 거장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지거쉬인은 불과 38세의 나이로 요절하여 아쉬움을 더하게 됩니다.

특히나 놀라웠던 사실은 오손웰즈가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을 연출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왜 ‘하버드법대의 공부벌레’라는 70년대 인기 TV시리즈에서 악랄한(?) 존길구드 교수로 출연하기도 했던 그 배우와 함께 작업한 이 뮤지컬은 당국의 엄청난 탄압속에서도 작업해내어 상업극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이른바 노동자 뮤지컬의 한 전형을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은 태생적 한계때문에 단발로 그치고 말았죠.

어찌 되었든 우리가 오늘날 단순한 사탕발림의 상업문화로만 여기고 있는(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진화하여 왔는지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저의 새해 첫 새벽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늦잠을 잤다는 점에서는 한해의 시작이 영 개운치 않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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