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BO – http://www.impawards.com/tv/succession_ver2.html, Fair use, Link
요즘 쿠팡플레이에서 석세션(Succession)을 보고 있다. 어제 시즌 2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봤다. 로간 로이(Logan Roy)라는 독재적인 성향의 인물이 일군 미디어제국의 권력이 그의 자식들로부터 도전을 받는 시점부터 시작하는 작품인데, 유명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일가의 실제 모습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루퍼트 머독 일가는 석세션처럼 지금도 치열하게 권력 투쟁 중이다) 공간적 배경인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은) 뉴욕 맨해튼을 묘사하는 차가운 톤의 역동적 촬영이 극에서의 냉정한 인간관계와 잘 어울려 재밌게 보고 있다.
어쨌든 자본은 지금은 각종 엄밀한 법률적 장치와 절차에 의해서 그 지분(equity)이 합리적으로 통제받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이 작품을 보면 사실은 그 자본 안에서는 여전히 봉건적이고 매우 인간적인 (도덕적이거나 합리적 우열을 가리려는 호불호에 상관없이)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듄과 같은 초미래의 시대를 설정한 작품에서조차 그러하듯이 여전히 권력 내에서의 작동 기제는 중세 혹은 더 거슬러 올라가는 권력에서의 그것이 그러하듯이 협잡과 윽박지름과 합종연횡의 줄타기를 통해 관철되고 있다. 한마디로 기싸움이다.
로간 로이 역의 브라이언 콕스(Brian Cox)는 제이슨본 시리즈의 본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에서 악역으로 출연하였을 때의 연기로 인상이 깊었던 배우인데, 막무가내 재벌 1세의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다. 로간에 대항해서 열심히 반항하는 아들 켄달 로이 역의 제레미 스트롱(Jeremy Strong)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애사심에 아버지에 대항하는 척하면서도 결국 억제할 수 없는 권력에로의 본능을 드러내는 뽕쟁이 재벌2세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 이외의 조연들의 호연도 극을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다.
그중 특히 흥미로운 캐릭터/배우는 권력 의지 없는 맏형 코너 로이(Connor Roy)역의 앨런 럭(Alan Ruck)이다. ‘어디서 많이 봤다’ 생각하며 보다보니 알아차린 건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80년대 코미디 ‘페리스의 해방’에서 역시 삶의 의욕이 없는 부잣집 외아들 캐머런 프라이(Cameron Frye) 역으로 – 의욕 없는 부잣집 아들 역이 종특? – 나온 배우다. 아버지의 재력에 빌붙어먹는 한량이 현재까지 본 중 딱 한번 좌파 상원의원인 길 이비스(Gil Eavis)를 만나 적대감을 드러내며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