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se the 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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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썸너(Bernard Sumner)와 자니 마(Johnny Marr)의 프로젝트 일렉트로닉이 1996년 내놓은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밴드 이름이 표방한 대로 일렉트로닉한 분위기, 자니 마의 강렬한 기타 사운드, 썸너의 청량한 보컬 등이 90년대 얼터너티브락의 바이브와 자연스럽게 결합하며 듣기에 즐거운 작품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 1993년 New Order가 내놓은 Republic의 분위기와 흡사하다.

13개 트랙 중 7개는 썸너와 마가 만들었고, 나머지 6개는 Kraftwerk의 전 멤버인 칼 바르토스(Karl Bartos)와 공동으로 작업했다. 칼을 추천한 이는 베를린에서 레코드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던 마와 썸너의 친구 마크 리더(Mark Reeder)였다. 둘은 마크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뒤셀도르프에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들은 칼이 일렉트로닉 뮤직의 선구자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고, 칼은 최신의 기술을 알고 싶어했다.

처음에 둘은 칼을 만나기 전에 그와 당시의 최신 기술인 모뎀 라인을 통해 파일을 주고받는 식으로 작업하는 장면을 상상했다고 한다. 그래서 칼과 카페에 만나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어떻게 레코딩을 할지 물었을 때 그들은 놀랐다고 한다. 칼이 “간단하지. 우리는 악기를 가지고 잼을 하는 거야.”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칼은 그들에게 스튜디오를 보여주고 클래프트베르크가 어떻게 작업했는지 시연했다고 한다.

셋이 의기투합한 이후1 칼은 자니 마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집에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같이 작업하면서 마는 칼로부터 독일의 작곡가나 철학자 등 독일 역사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한다. 그들은 클럽에 가서 당시의 음악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칼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스미쓰 멤버의 집에서 클래프트베르크 멤버가 속옷 차림으로 부엌을 오가는 그런 삶이었다.2

하지만, 이 앨범 작업 당시 그들의 삶은 모든 것이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버나드는 토니 윌슨(Tony Wilson)이 벌려놓은 하시엔다(The Haçienda)에서 벌어진 갱단의 폭력 이슈를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종종 미팅에 불참해야 했다. 자니 마 역시 스미쓰와 관련한 여러 회의에 끌려다녀야 했다. 결국 그 문제는 법정으로 가게 된다.3 여러모로 쉽지 않은 작업 환경에서 탄생한 앨범인 셈이다.4

개인적으로 가장 캐치하다고 생각하는 트랙은 첫 번째 트랙 Forbidden City고5 일렉트로닉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꿀맛은 세 번째 트랙 Dark Angel이다. 한편 강렬한 락비트의 일렉트로닉 넘버 Until the End of Time는 네 가지 다른 버전으로 일렉트로닉의 메일링리스트(mailing list)에 공개됐다고 한다. 메일링리스트라니 90년대스럽다. 영국 앨범 차트 8위에까지 올랐고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는 143위까지 올랐다.

  1. 일렉트로닉 도원결의! ↩
  2. Set The Boy Free, 326-327pp ↩
  3. 드러머 마이크 조이스가 모리시와 자니 마를 상대로 그룹 수익의 동등지분을 요구한 그 분쟁이었다. ↩
  4. 같은책, 332p ↩
  5. New Order의 Regret와 분위기가 매우 흡사하다. 약간 늘어지는 버전? ↩

Heaven Or Las Ve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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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tained from iTunes on 8 August 2017.[1], Fair use, Link

콕토트윈스가 1990년 내놓은 이 앨범은 확실히 어떤 경계선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누군가 이 앨범은 ‘80년대 음악이야’하면 ‘그렇네’할 것 같고 다른 누군가 이건 ‘90년대 음악이야’하면 또 ‘확실히 그렇네’할 것 같다. 80년대 초부터 앨범을 내놓으면서 쉼 없이 달려온 콕토트윈스가 1990년대를 시작하는 해에 내놓은 앨범으로 앨범 제목인 Heaven Or Las Vegas를 1980년대와 1990년대로 빗대자면 80년대는 천국이었고 90년대는 라스베가스인 셈이 아닌가 생각된다. 천국이었던 80년대는 그렇다 치고 라스베가스인 90년대는 그럼 천국인가 지옥인가? 이 질문은 앨범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의 이 가사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inging on the famous street
I want to love a boy that won’t love me
Am I just in heaven or Las Vegas.

나를 사랑하지 않는 어떤 소년을 사랑하는 화자. 그는 어떤 유명한 거리에 서있는데 그 거리는 천국 혹은 라스베가스에 있다. 같은 곳 일수도 있고 다른 곳 일수도 있다. 일찍이 Talking Heads의 유명한 노래 Heaven에서는 “천국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1이라고 정의한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해보자면 어떤 소년을 사랑했다는 그 감정 때문에 이미 화자는 천국에 있는 것은 아니고 라스베가스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천국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괴로운 상황마저 감내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를 더 선호할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앨범은 꽉 채워져 있다. 콕토트윈스가 했던 음악, 하고 있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90년대를 시작하는 즈음에 모두다 펼쳐놓자고 작정한 듯한 느낌이다. 곡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발견한 재밌는 사실은 앨범의 세 번째 트랙 Iceblink Luck에서 토킹헤즈가 또 한번 연상되는 지점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버닝다운더하우스와 비슷한 가사를 발견한 것이다.

You’re the maraschino cherry coal (the match of Jerico)?
That will burn this whole madhouse down
And I’ll throw open like a walnut safe

네이버 블로그 어떤 글에서 “피치포크 10점 본다!”라는 멘트를 봤는데 8.3점 줬다. 그것도 다섯 번째 앨범 Blue Bell Knoll과 합쳐 나온 디럭스 바이닐을.

  1. “Heaven is a place. A place where nothing. Nothing ever happens.” ↩

Tigerm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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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밴드 Belle and Sebastian의 Tigermilk는 애초에 일렉트릭허니(Electric Honey)라는 레이블에서 1천장 한정으로 발매되었다고 한다. 이 레이블은 글래스고 켈빈 대학(Glasgow Kelvin College)의 산하 레이블이었다. 앨범은 몇 달 만에 매진됐고 BBC 라디오의 디제이 존 필(John Peel) 등이 이 앨범을 극찬했다. 밴드는 런던의 집스터 레코드사(Jeepster Records)와 계약을 체결했고 역사는 그렇게 시작했다.

밴드의 독보적 존재라 할 수 있는 스튜어트 머독(Stuart Murdoch)은 대학 시절인 1980년대 말부터 근육통성 뇌척수염(myalgic encephalomyelitis) 혹은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거의 7년 동안 제대로 생활을 할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홀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러다 1995년 증세가 크게 개선되었고, 이해에 밴드도 결성하고 음반도 내놓게 된 것이다. 이런 그의 역경은 앨범의 첫 트랙 The State I Am In에도 언급되어 있다.

이 앨범의 이름은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연주곡에서 따왔다고 한다. 상징적인 이미지로 남은 앨범 커버는 당시 스튜어트 머독의 여자친구 조앤 켄니(Joanne Kenney)를 찍은 사진이다. 앨범의 트랙들은 당연하게도 선배 뮤지션 닉 드레이크(Nick Drake)를 연상시킨다. 좀 생뚱맞은 트랙으로 Electronic Renaissance라는 이름 그대로 일렉트로닉 계열의 곡이 삽입되어 있고, 논란은 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곡도 좋고 배열도 맘에 든다.

1. “The State I Am In”
2. “Expectations”
3. “She’s Losing It”
4. “You’re Just a Baby”
5. “Electronic Renaissance”
6. “I Could Be Dreaming”
7. “We Rule the School”
8. “My Wandering Days Are Over”
9. “I Don’t Love Anyone”
10. “Mary Jo”

Modern Vampires of the City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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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밴드의 이름과 앨범의 이름과 앨범 재킷이 이미 완벽하게 삼박자를 맞춘 황금비율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흡혈귀 주말(Vampire Weekend)’이라는 이름의 밴드가 ‘도시의 현대 흡혈귀들’이라는 제목의 앨범을 냈는데 그 재킷이 희뿌연한 어느 대도시의 사진이라니.1 어느 한군데도 빠지는 것이 없는 아름다운 서브컬처의 조합이다. 당연히 수록곡들도 이러한 포장지에 잘 어울리게 매끈하게 뽑혀진 가래떡 같은 느낌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트랙들이 연상시키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대도시다. 그중에서도 당연하게도(?) 밴드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뉴욕시.2 뉴욕시를 헤매는 흡혈귀? 쓰인 악기들은 찰랑거리는 느낌의 효과를 극대화시켜서 우리는 대도시의 일상 중에서도 특히 연무가 깔린 새벽에서 아침으로 다가가는 언저리에서 도시의 어딘가를 배회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때쯤이면 흡혈귀들은 자신들의 거처로 서서히 돌아갈 즈음이 아닌가?) 앨범 후반부에 접어들면 점점 락카빌리 냄새도 나는데 이것도 마음에 든다. 인생은 락카빌리.

  1. 이 블로그의 배경이 하얀 색이라서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저 재킷 커버의 주위도 하얀 테두리로 마감해서 더 고전적인 느낌이다. ↩
  2. 최근 맨해튼을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로봇드림을 봤는데 그 작품도 생각난다 ↩

Lateral / Lum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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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Eno 할아버지가 신보를 내셨다. 워낙에 다작이신 분인지라 디스코그래피를 쭉 훑어보려는 시도는 이제 일종의 만용이 된 듯한데 어쨌든 올해 6월 6일에 나온 따끈한 신보라서 들어봤다. 이노는 Beatie Wolfe라는 컨셉트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Luminal과 Lateral을 내놓았다. 첫 번째 작품은 아직 안 들어봤고, Lateral만 오늘 들었다. 곡은 사실상 Big Empty Country라는 곡 단 한 곡. 바이닐에서는 앞면과 뒷면을 Day 버전과 Night 버전으로 나눠놓긴 했다. 말 그대로 그냥 단순한 멜로디가 64분 동안 약간의 변주와 함께 반복된다. 마크 로스코나 또는 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작가 전시회의 배경음악으로 깔면 딱 어울릴 작품. 비평가들의 평가는 매우 좋다. Luminal까지 들어봐야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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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문단은 어제 쓴 글이고 오늘은 출근길에 같이 발매한 – 올해 6월 6일 동시 발매했으니, 사실상의 더블앨범? – Luminal을 감상했다. 1시간이 넘게 단순한 멜로디를 반복하는 Lateral과 달리 이 작품은 보다 대중 친화적이다. 즉, 멜로디가 각각의 트랙마다 다른 3~4분 길이의 드림팝 장르의 앨범이다. “앨범은 다양한 문화권의 언어에서 유래한 감정 단어들을 모티브로 삼아 구성되었다“라고 하는데 일단은 가사를 주의 깊게 살펴보지는 않아서 모르겠고 보다 마음 편한 ‘공중에 부유하는 듯한’ 음색과 연주가 특징적인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앨범을 먼저 듣느냐에 따라 두 작품이 주는 감정이 조금은 다를 듯한데, 이노와 비티도 그런 점을 의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아주 호의적이다.

The Blue Nile / Peace At Last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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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Warner Bros.., Fair use, Link

Peace At Last는 80년대 말 감칠맛 나는 소피스티팝의 정수를 선사했던 스코틀랜드 3인조 밴드 The Blue Nile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1996년 6월 10일 Warner Bros를 통해 발매되었다. 데뷔앨범이 1984년, 두 번째 앨범이 1989년, 세 번째 앨범이 1996년에 발매되었으니 각각 5년과 7년이라는 제법 긴 시간의 산고 끝에 탄생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신디사이저를 주로 사용한 이전 두 앨범과는 달리, Peace at Last 는 주로 폴 뷰캐넌의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했다. 리드 싱글 Happiness 에서는 가스펠 합창단이 잠깐 등장한다.

얼핏 그런 생각을 했다. 프론트맨 폴 뷰캐건을 비롯한 멤버들이 블루나일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내는 작업이 너무나 어려웠고 그마저도 상업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나타났기에 겪어야 했던 그 고통을 이 앨범에서 일종의 한풀이 차원에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그러다보니 앨범 제목은 ‘마침내 평화(Peace At Last)’이고 첫 번째 트랙의 제목도 ‘행복(Happiness)’. 나머지 트랙들도 종교적 혹은 성찰적인 제목이라 범상치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팬들에게도 그렇겠거니와 밴드 스스로에게도 일종의 마음의 치유 작용을 하는 앨범이 아니었을까?

Jerry Harrison / Walk On Wat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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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Sire Records., Fair use, Link

Walk On Water는 Talking Heads에서 기타와 키보드를 맡곤 했 Jerry Harrison이 1990년 내놓은 그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앨범은 1990년 미국에서는 Sire Records, 영국과 유럽에서는 Fontana Records를 통해 발매되었다. 앨범의 녹음은 제네바, 파리, 런던, 뉴욕 등 다양한 도시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프로듀서 역시 Jerry Harrison, Ernie Brooks, Dan Hartman, Alex Weir, Bernie Worrell, Tom Bailey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세션맨으로는 모던러버스 및 토킹헤즈 시절부터 우정을 나눠오던 이들이 다수 참여하였다.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Ernie Brooks는 모던러버스의 베이스 주자였다. Bernie Worrell은 토킹헤즈의 다수 앨범에 참여한 키보드 주자다.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또 다른 이들은 Thompson Twins의 Alannah Currie와 Tom Bailey다. Alannah Currie는 I Don’t Mind라는 트랙의 작곡에 기여했다. 톰 베일리는 앞서 말했듯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키보드 연주 및 믹싱에도 기여했다. 또 눈에 들어오는 이는 Dan Hartman이다. 단은 I Can Dream About You라는 유명한 히트싱글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다. 비록 원히트원더이긴 했어도 80년대를 대표하는 강렬한 댄스락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로 기억하고 있다.

한편, 제리는 이 앨범을 위해 직접 곡을 쓰고 – 다른 친구들도 함께 참여하긴 했다 – 노래를 불렀다. 토킹헤즈의 전기에 따르면 제리는 특별히 이 앨범을 위해 보컬레슨까지 받았다고 한다.1 그럴 정도로 이 앨범의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제리는 번과 같은 천재적인 작곡 솜씨나 카리스마 있는 보컬 실력을 갖추진 못했다. 그럼에도 몇몇 곡에서는 번뜩이는 재기가 엿보인다. 예를 들면 네 번째 트랙 Confess는 인트로가 난데없이 Information Society를 연상케 해서 마음에 든다.

제리는 이 앨범의 홍보를 위해 그의 이전 스튜디오앨범의 이름에서 착안한 Casual Gods라 이름 지어진 백업 세션맨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이 공연은 크리스와 티나가 조직한 또 하나의 토킹헤즈의 사이드프로젝트 탐탐클럽과 함께였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의 Universal Amphitheatre 등에서 무려 Bonnie Raitt, K.D. Lang 등을 백보컬로 쓰면서 공연을 가졌다. 당시 이들은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쪼그라든 머리들(The Shrunken Heads)”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티나는 그때쯤 새로운 토킹헤즈 앨범이 나왔으면 하고 바랬다고 한다.

요컨대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앨범의 전체적인 노래의 톤은 토킹헤즈의 마지막 세 개의 앨범 Little Creatures, True Stories, Naked 등의 톤과 닮았다는 느낌이다. 다만, 아쉽게도 그 날카로움에 있어서는 토킹헤즈의 언급한 앨범보다 딸린다. 요컨대 전체적으로 느슨하고 나른한 느낌의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트랙들로 이루어져 큰 기대도 없지만 큰 실망도 없이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그럼에도 이 앨범은 토킹헤즈의 일원의 작품으로 결코 부끄럽지 않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Hurry Up Tomorrow

The Weeknd's sweaty face is on the right, tilted down and left, while screaming with eyes closed. The words "Hurry Up Tomorrow" are placed at the bottom-left of the cover, with the letters in "Tomorrow" being progressively blurred at the end. The album's tracklist, consisting of 22 tracks, sits vertically to the left of the cover.
By RIFF Magazine, Fair use, Link

The Weeknd의 Hurry Up Tomorrow1를 듣고 있다. 늘 그렇듯이 매끈하게 잘 빠진 신스웨이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태 몰랐는데 이번 앨범은 그의 전작 After Hours 그리고 Dawn FM과 느슨하게 이어지는 트릴로지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앨범의 길이가 길다. 86분 14초다. 어제 소개한 Ramones의 앨범 길이가 29분 4초이니 2.93배 길다. 본명이 Abel Makkonen Tesfaye인 그는 The Weeknd라는 무대명도 이번 앨범을 끝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한다. 그런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앨범이 이렇게 길어진 것이 아닌가싶다.

그래서 그런지 비평가들의 평도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평점을 깎은 비평가들의 불만의 1번은 ‘앨범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2 비평가조차도 이제는 이 정도의 시간을 한 앨범의 감상에 쏟을 만큼의 인내력은 없는가보다.(“대서사시적”이라고 좋아하는 평자도 있다고 한다) 혹평 중에는 ‘지나치게 자기 연민이 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3 그래서 The Weeknd라는 페르소나를 끝내는 것도 마케팅 전략일 것이라고 한다. 두고 볼일이지만, 내 생각에는 팬들이 편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프린스도 아주 요상한 기호로 자기 무대명을 바꿨지만 결국 이름은 대중이 프린스로 택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80년대 신스팝의 키드 위켄드인지라 이번 앨범에도 예의 80년대 팝의 짙은 그림자가 앨범 곳곳에 녹아있다. 일단 Big Sleep(험프리 보가트의 동명의 영화가 생각이 난다.) 등의 트랙에서 대표적인 70~80 댄스팝의 아버지 조르지오모르더(Giorgio Moroder)를 초빙하여 함께 음악을 만들었다. 비평가들은 여러 곡에서 마이클잭슨과 프린스4 의 여운이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80년대 팝과 신스웨이브의 적자(嫡子)인 셈이다. 아무튼 몰랐는데 삼부작이라고 하니 한번 각 잡고 After Hours에서부터 이 앨범까지를 연속으로 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쭉 다 들어봤는데 첫 트랙 Wake Me Up, São Paulo, Niagara Falls 등이 맘에 든다.

  1. 앨범 커버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모양인데 본인이 스스로 트위터에서 재밌는 셀프디스 드립을 쳤다. ↩
  2. 아예 헤드라인이 Hurry Up Tomorrow Is The Weeknd’s Very, Very Long Goodbye 인 비평도 있다 ↩
  3. Cry For Me라는 곡에서는 “in this penthouse prison, I’m alone”라는 가사랄지 Open Hearts라는 곡에서는 All the silver and gold only made my skin cold라는 가사도 있다. ↩
  4. 위켄드 본인 스스로가 Prince의 Purple Rain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고도 밝혔다고 하는데, 특히 올해 5월 동명의 본인이 출연하는 공포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단 프린스가 퍼플레인 앨범으로 본인이 출연하는 동명의 영화를 만든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

ex: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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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ZTT Records/., Fair use, Link

80~90년대 우리나라에 일렉트로닉 계열이나 인디락 계열의 음반이나 시디는 구하기가 참 어려웠다. 그러한 면에서 808 State 의 음반은 더더군다나 눈에 띄지 않았다. 일단 지명도 면에서도 본국인 영국에서도 거물급이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고 장르 역시 보컬을 배제한 연주 위주의 애시드하우스여서 메이저장르로 보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90년대 초반 즈음 압구정역 근처의 한 음반가게에서 이들의 시디를 발견하고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그 시디를 구입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들의 음반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ex:el이다. 이걸 굳이 읽으려면 엑셀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암튼 앨범명부터 조금은 난해한 일렉트로닉 계열의 앨범 이름답다. 앨범 커버아트도 808을 멋지게 디자인하여 배치해놓았다. 앨범은 ZTT 레이블을 통해 1991년 3월 4일 발매되었다. 올뮤직리뷰는 이 앨범이 “힙합과 인더스트리얼을 품은 좀더 강렬한 애시드하우스”라고 평하고 있다.

수록곡은 3분에서 5분 초반대에 이르는 길지 않은 길이의 13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에는 뉴오더의 버나드썸너와 뷔욕이 객원싱어로 참여해서 각각 1곡(Spanish Heart)과 2곡(Qmart, Ooops)에서 노래를 불러주었다. 즉, 나머지 10곡은 순수한 인스트루멘탈이라는 의미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Nephatiti와 In Yer Face다. 여하튼 이 앨범을 통해 808 State는 The Stone Roses, Happy Mondays 등과 함께 이른바 매드체스터(Madchester)라 불리는 90년대 맨체스터 인디댄쓰씬의 정점을 찍었다.

Rave의 분위기가 한껏 살아있는 공연 장면이 담긴 비디오

Edwyn Collins의 새 앨범 소식

에드윈 콜린스가 10번째 솔로 앨범인 Nation Shall Speak Unto Nation의 발매와 이 앨범에서 첫 번째로 수록될 트랙인 ‘Knowledge’의 발매에 대한 세부 정보를 발표했다. 2025년 3월 14일 금요일에 AED Records에서 발매되는 이 11개 트랙의 앨범은 스코틀랜드 북동부 헬름스데일(Helmsdale)에 있는 그의 클래쉬나로우 스튜디오(Clashnarrow Studio)에서 녹음되었으며, 에드윈과 숀 리드, 제이크 허튼이 공동 제작했습니다. 앨범에서 첫 번째로 수록될 트랙인 ‘Knowledge’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에 에드윈의 고향 마을인 헬름스데일에서 촬영한 영상이 수록되어 있으며, 에드윈이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재능 있는 젊은 영화 감독인 델버트 안토니오 라이트(Delbert Anthonio Wright)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십 년 전 두 번이나 뇌출혈에 실어증까지 겪었던 에드윈은 이 비디오에서도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채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특유의 보컬만큼은 여전하다. 비디오 후반부에는 그의 젊은 시절이 흑백필름으로 재연되어 추억에 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