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rry Up Tomorrow

The Weeknd's sweaty face is on the right, tilted down and left, while screaming with eyes closed. The words "Hurry Up Tomorrow" are placed at the bottom-left of the cover, with the letters in "Tomorrow" being progressively blurred at the end. The album's tracklist, consisting of 22 tracks, sits vertically to the left of the cover.
By RIFF Magazine, Fair use, Link

The Weeknd의 Hurry Up Tomorrow1를 듣고 있다. 늘 그렇듯이 매끈하게 잘 빠진 신스웨이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태 몰랐는데 이번 앨범은 그의 전작 After Hours 그리고 Dawn FM과 느슨하게 이어지는 트릴로지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앨범의 길이가 길다. 86분 14초다. 어제 소개한 Ramones의 앨범 길이가 29분 4초이니 2.93배 길다. 본명이 Abel Makkonen Tesfaye인 그는 The Weeknd라는 무대명도 이번 앨범을 끝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한다. 그런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앨범이 이렇게 길어진 것이 아닌가싶다.

그래서 그런지 비평가들의 평도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평점을 깎은 비평가들의 불만의 1번은 ‘앨범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2 비평가조차도 이제는 이 정도의 시간을 한 앨범의 감상에 쏟을 만큼의 인내력은 없는가보다.(“대서사시적”이라고 좋아하는 평자도 있다고 한다) 혹평 중에는 ‘지나치게 자기 연민이 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3 그래서 The Weeknd라는 페르소나를 끝내는 것도 마케팅 전략일 것이라고 한다. 두고 볼일이지만, 내 생각에는 팬들이 편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프린스도 아주 요상한 기호로 자기 무대명을 바꿨지만 결국 이름은 대중이 프린스로 택했으니 말이다.

여하튼 80년대 신스팝의 키드 위켄드인지라 이번 앨범에도 예의 80년대 팝의 짙은 그림자가 앨범 곳곳에 녹아있다. 일단 Big Sleep(험프리 보가트의 동명의 영화가 생각이 난다.) 등의 트랙에서 대표적인 70~80 댄스팝의 아버지 조르지오모르더(Giorgio Moroder)를 초빙하여 함께 음악을 만들었다. 비평가들은 여러 곡에서 마이클잭슨과 프린스4 의 여운이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80년대 팝과 신스웨이브의 적자(嫡子)인 셈이다. 아무튼 몰랐는데 삼부작이라고 하니 한번 각 잡고 After Hours에서부터 이 앨범까지를 연속으로 들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쭉 다 들어봤는데 첫 트랙 Wake Me Up, São Paulo, Niagara Falls 등이 맘에 든다.

  1. 앨범 커버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모양인데 본인이 스스로 트위터에서 재밌는 셀프디스 드립을 쳤다. ↩
  2. 아예 헤드라인이 Hurry Up Tomorrow Is The Weeknd’s Very, Very Long Goodbye 인 비평도 있다 ↩
  3. Cry For Me라는 곡에서는 “in this penthouse prison, I’m alone”라는 가사랄지 Open Hearts라는 곡에서는 All the silver and gold only made my skin cold라는 가사도 있다. ↩
  4. 위켄드 본인 스스로가 Prince의 Purple Rain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고도 밝혔다고 하는데, 특히 올해 5월 동명의 본인이 출연하는 공포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단 프린스가 퍼플레인 앨범으로 본인이 출연하는 동명의 영화를 만든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

신스웨이브(Synthwave)

Synthwave.svg
By j4p4n – Openclipart, CC0, Link

신스웨이브의 탄생과 영감의 자산

신스웨이브(Synthwave : Retrowave 또는 Outrun이라고도 표현되는)는 2000년대 중반에서 후반에 시작되었다. 신스웨이브는 비디오게임 사운드, 만화, 공상과학 영화, 사운드트랙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음악 장르다. 팝컬처를 주로 다루는 작가 니콜라스디악(Nicholas Diak)은 이 장르를 1980년대 어린 시절의 작품으로 삼은 젊은 아티스트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 운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모멘텀을 얻었는데, 아티스트들은 SoundCloud, Bandcamp, YouTube 등을 활용하여 그들의 창작물을 공유하며 공동작업의 커뮤니티가 생성하는데 기여하였다.

신스웨이브 아티스트들이 영감을 얻은 자산은 광범위하다. MTV의 몰리램버트(Molly Lambert)는 영화 Risky Business(1983)에서 Tangerine Dream의 노래 “Love on a Real Train”이 “화려하게 반복되는 신쓰패턴, 최면을 거는 듯한 차임(chimes), 타악기 같은 찰랑거리는 드럼머신”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초기 신스웨이브의 주요 참고 요소로는 1982년 영화 Blade Runner, 80년대 형사 시리즈물 Miami Vice, 8비트 및 16비트 비디오 게임, 1980년대 VHS 제작사의 짧은 멜로디(jingles), 그 시대의 TV뉴스 및 광고 등 그 시절의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메인스트림의로의 확산의 계기 및 주요 아티스트

한편 그 자산의 현대화 과정을 보면 디악은 2002년 비디오 게임 Grand Theft Auto: Vice City의 성공이 “패러디와 모호함에서 경의로 80년대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다”고 평가했다. Rolling Stone Korea에 따르면 Stranger Things의 복고적 스토리와 사운드트랙의 인기가 이 장르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NME와 MusicRadar에 따르면 라이언고슬링(Ryan Gosling) 주연의 2011년 액션 영화 Drive는 신스웨이브의 인기에 한몫했다. 스포츠카를 타며 연보랏빛 화면을 누비는 무표정한 드라이버의 모습은 신스웨이브 이미지 그 자체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는 Kavinsky, David Grellier, Johnny Jewel, Cliff Martinez의 트랙이 수록되어있다. 2000년대 중반 프랑스 하우스 밴드 David Grellier(프로젝트 이름은 College 등)와 1980년대 영화 음악 스타일의 음악을 만든 Kavinsky는 신스웨이브의 등장에 참여한 최초의 아티스트 중 하나였다.

메인스트림에서 활약 중인 신스웨이브 뮤지션을 꼽자면 The Weeknd를 들 수 있다. 그는 2013년 DJ ‘kavinsky’와의 콜라보 곡 ‘Odd Look’, ‘Can’t Feel My Face’, Ariana Grande와 함께한 ‘Love Me Harder’, Daft Punk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I Feel It Coming’ 등과 같은 히트곡들을 배출해 신스웨이브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Blinding Lights’는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신스웨이브 최고의 메가 히트곡이라 할만한 위치까지 우뚝 섰다.1 이외에도 슷한 시기 Dua Lipa, Doja Cat, Miley Cyrus, Twice, 지민 등과 같은 메인스트림 아티스트들이 신스웨이브 장르를 시도하며 뉴트로(Newtro) 열풍에 편승하였다.

스토리는 유치했지만 비주얼로는 충격적이었던 트론. 2010년 리메이크되고 Daft Punk가 음악을 맡으면서 이 또한 신스웨이브 확산에 기여했다.

신스웨이브의 미학적 태도

신스웨이브의 미학적 태도에 대해 살펴보자면 그들의 미학은 레트로(퓨처리즘)적인 분위기를 강렬하게 표현하는데, 이런 요소에는 네온사인, 미래주의적인 도시경관, VHS 테잎에서의 찌그러진 화면2, 80년대와 관련한 노스탤지어적인 풍경, 마이애미바이스에 영향받은 야자수 풍경 등 듣는 이가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 신스웨이브의 이러한 특성 덕분에 청취자는 다른 시간과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장르는 더 단순한 과거에 대한 갈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잠재력을 수용한다. 디지털 기술과 급속한 사회 변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신스웨이브는 탈출구를 제공하며 편안함과 친숙함을 제공한다.

전형적인 신스웨이브와 베이퍼웨이브(Vaporwave)3의 이미지다4 5. 레이저 그리드, 산이나 지평선의 태양 등 다양한 변형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정확한 원칙을 따른다. 이는 미래적 분위기, 그러나 40년 전에 사람들이 상상했던 기술적 미래에 대한 가능성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레이저그리드는 60년대에 컴퓨터 문화가 시작되고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이 시작된 이래로 계속 존재해 왔다. 80년대에 그리드가 그래픽디자인, 영화, 비디오게임에서 널리 퍼져서 그 10년의 시각적 상징 중 하나가 되었다. 1982년 디즈니는 SF와 레트로 미래주의의 요소를 ​​갖춘 영화인 트론(Tron)을 출시한다. 이 영화에는 80년대의 모든 상징이 존재한다. 대형 컴퓨터, 인공지능, 하이테크 미래주의 등.

Synthwave, Vaporwave가 활용하곤 하는 각장 물건, 색채, 이미지, 태도 등을 모두 담고 있는 Miami Vice의 한 장면 (출처 : reddit)

영향력있는 신스웨이브 뮤지션들

  • Kavinsky
  • Perturbator
  • FM-84
  • Carpenter Brut
  • The Midnight
  • Timecop1983
  • Gunship
  • Com Truise
  • Dynatron
  • Lazerhawk
  • Mitch Murder
  • Trevor Something
  • Dance with the Dead
  • Power Glove
  • Miami Nights 1984
  • Electric Youth
  • Droid Bishop
  • Waveshaper
  • Mega Drive

참고한 사이트

  1.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80년대 Siouxsie and the Banshees, Cocteau Twins가 제 사운드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곡에서는 아예 80년대 원히트원드 밴드 Fox The Fox의 곡을 샘플링하기도 했다. ↩
  2. 아예 VHS Glitch라는 활동명의 뮤지션도 있다 ↩
  3. 신스웨이브는 종종 신스웨이브보다 가벼운 비트를 특징으로 하고 1980년대~2000년대를 더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관련 미학/음악 장르인 베이퍼웨이브와 겹치며 혼동된다(출처) ↩
  4. Vaporwave 시각적 이미지 감상하기 ↩
  5. Vaporwave와 Outrun의 차이에 대한 글 ↩

Price, Stuart

아침 출근길에 요즘 가장 핫한 뮤지션 중 하나인 Dua Lipa가 2020년 내놓은 그의 2집 Future Nostalgia를 감상했다. 이 앨범은 그의 섹시한 외모와 허스키한 보컬이 신쓰웨이브 풍의 레트로한 디스코 리듬과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여 팬데믹 시절 공연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앨범이다. 한편 이 앨범을 감상하며 흥미로운 인물을 한 명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앨범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Stuart Price다.

스튜어트 프라이스의 이름이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 때는 Madonna와 함께 그 유명한 Hung Up을 선보였을 때다. 마돈나라는 레트로한 뮤지션을 레트로한 에어로빅복을 입혀 레트로한 ABBA의 Gimme! Gimme! Gimme!를 샘플링한 곡을 부르게 하여 – 역의 역의 역발상 –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한다는 시나리오는 좀 과잉설정일 정도로 황당한데 실제로 이 스토리를 성공시킨 이가 바로 스튜어트 프라이스다. 이런 시도는 뮤지션의 미래 – 나아가 음악의 미래 – 를 제시하는 수단이 레트로라는 점에서 이른바 레트로퓨처리즘(Retro Futurism)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1

Stollwerck 1898 Im Jahre 2000. Ein Reisehotel.jpg
By Unknown (Name unten links nicht lesbar) – [1], Public Domain, Link
레트로퓨처리즘적인 그림 하나 : 예전 사람들이 상상했던 2000년대

2000년대 즈음하여 1980년대의 신쓰팝을 추종하여 새로운 장르를 실험한 신쓰웨이브(Synthwave)가 바로 이러한 레트로퓨처리즘 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들은 80년대 신쓰팝, 유명한 80년대 미드 Miami Vice 등의 오리지널을 가지고 재생속도를 늦춘달지, 의도적으로 비디오 재생이 찌그러지는 화면을 만든달지, 느닷없이 그리스의 조각상이 등장한달지 하는 방식을 통해 그 시절을 추억 – 패러디, 오마쥬, 희화화, 대상화 그 어떤 표현이든 – 하는 의식을 거행하면서 서브장르로서 어느 정도 유명해졌다.

신쓰웨이브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선데에는 The Weeknd의 공헌이 적지 않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Stuart Price 역시 공헌자로서의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80년대 키드로서 실력을 쌓아 Madonna, Pet Shop Boys, New Order 등 80년대의 적자(嫡子)의 앨범의 프로덕션을 맡으면서 그들과 본인의 커리어하이를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신예 두아리파 역시 그의 손을 빌어 영국 국내용 뮤지션이 아닌 글로벌 댄싱퀸의 자격을 획득했다. 음악인으로서 더 좋을 일이 있을까? 자신이 즐겨듣던 이들의 음악을 배워 다시 자신이 그 스타일로 프로덕션해주고 이를 다시 신예에게 활용하는 경험을 갖는다는 것.

Nbc miami vice 02.jpg
By http://www.nbc.com/Vintage_Shows/Miami_Vice/photos/index.shtml#cat=733&sec=1602&mea=38829, Fair use, Link
Synthwave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는 마이애미바이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작 스튜어트 프라이스의 활동 중 좋아하는 시기는 그가 직접 뮤지션으로 무대를 뛰던 시기다. 그는 프로듀서로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 Les Rythmes Digitales라는 솔로프로젝트로 음악을 만들었고 Adam Blake, Johnny Blake 와 함께 Zoot Woman이라는 3인조를 결성하여 몇장의 음반을 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주트우먼 시절을 좋아한다. 이들의 컨셉트 역시 레트로퓨처리즘이었다. 2000년대였음에도 일부러 촌스러운 정장 차림으로 80년대 신쓰팝을 재생하면서도 그 이후의 댄쓰팝의 트렌드와의 가교 역할을 한 밴드가 바로 주트우먼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2024년 신보를 내놓는 등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재진행형 밴드다.

Duran Duran의 Girls on Film을 오마쥬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Zoot Woman의 Living in a Magazine 비디오

  1. Future Nostalgia라는 앨범명도 바로 이 Retro Futurism이라는 표현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