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an Duran / Notorious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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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나는 순간이 Duran Duran의 신곡이라며 Notorious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을 때의 당혹감이다. 이전의 곡들과 무척 달라진, 즉 Seven and the Ragged Tiger 시절의 통통 튀는 사운드가 아닌 보다 절제되고 락비트가 강화된 듯한 곡진행이 상당히 낯설었던 느낌이다. 앨범 커버 역시 그들의 잘생긴 외모는 여전했지만, 색도 흑백 톤으로 바뀌었고 옷차림도 수트 차림에 진중한 포즈였고 심지어 멤버도 두 명이 보이지 않았다! 드러머 로저 테일러 와 기타리스트 앤디 테일러는 앨범이 발매될 당시 둘 다 탈퇴한 것이었다. 당시 로저의 탈퇴 이유는 연이은 일정 강행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었고 앤디는 헤비한 락음악을 추구하는 본인의 음악적 노선과 그룹의 생각이 다르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앨범의 프로듀싱에는 나일 로저스(Nile Rodgers)가 참여했다. 이는 그룹의 음악이 이전의 백인 스타일의 신스팝에서 좀 더 펑키한(funky)한 사운드가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실제로 앨범 수록곡이 전반적으로 나일 로저스의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먼 훗날 나일이 작업에 참여했던 다프트펑크의 Random Access Memories와 비교해서 들어도 상당한 유사성이 느껴진다. 그러한 점에서는 듀란듀란은 확실히 틴팝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음악노선을 확립하고자 하는 목표를 나일 로저스 등 새로운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원활하게 달성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여섯 번째 트랙 Vertigo (Do the Demolition)는 그룹의 이러한 달라진 음악성이 잘 응축되어 있는 곡이라 생각된다. 5인조의 분열을 암시하는 듯한 가사의 이 노래에서는 펑키함이 강화된 리듬 파트와 여성 백보컬 등이 락이라기보다는 펑크 댄스에 가까운 장르의 곡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의 또 하나의 특징은 관악기의 전폭적인 채용인데 이런 특성을 잘 느낄 수 있는 곡은 일곱 번째 트랙 So Misled다. 전주에서부터 화려한 관악기 파트가 참여하여 곡 전체에서 힘 있는 연주로 곡의 바탕을 다져주고 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세 번째 트랙 Skin Trade다. 늘 의미를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가사로 되어 있는 듀란듀란의 노래에 무슨 불순한 의도를 읽었는지 앨범 발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금지곡이었던 이 곡은 그런 비밀스럽고 불순함에 어울리는 주술을 읊조리는 듯 한 보컬과 센슈얼한 멜로디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훵크/훵키 (Funk/Fun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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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Brown 1973” by Heinrich Klaffs – http://www.flickr.com/photos/heiner1947/4430588088/in/set-72157623613839496/. Licensed under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최근 팝 뮤직이나 가요계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용어로 펑크, 펑키란 말이 있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Funk도 펑크, Punk도 펑크로 표기하는 바람에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어떨 때 Funk를 쓰고 어떨 때 Punk를 사용하는지 혼란을 초래한다. 그 이면에는 교육부에서 시달돈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P는 물론 ㅍ(피읖)으로 발음하게 돼있기 때문에 Funk나 Punk가 모두 펑크로 표기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는 폐단이 발생한 것이다.

우선 Punk는 철저히 백인들에 의해 1970년대 생성된 록의 한 분파로서 중산층 및 상류층에 대한 반항과 기존 록 음악에 대한 반항적인 이념의 소산으로 생긴 장르인 반면 Funk는 순전히 흑인 소울 가수들에 의해서 표현되기 시작한 음악으로 원래 발음대로 훵크 또는 훵키라고 해야 타당하다고 간주된다. 그래야만 장르에서 오는 음악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훵크(Funk)란 흑인들의 속어로 성(性)적인 흥분이 고조에 달했을 때 풍기는 냄새를 말한다. 명사로 ‘악취’라는 뜻의 이 말의 형용사가 훵키(Funky)로서 블루스, 재즈 또는 록의 감각적인 성질에 관해서 말할 때 사용된다.

즉 50년대 초반 이후 재즈 피아니스트 호레이스 실버와 드러머 아트 블레이키가 하드 밥 계열의 음악을 블루스나 거스펄과 결합시키면서 현대적인 하모니가 가미되고 후에 소울(Soul)분위기가 적당히 조화를 이뤄 더욱 강렬하고 흥겨운 리듬 감각으로 표출한 흑인 음악이다. 이 음악은 특히 60년대 소울 뮤직이 사양길에 들어서고 70년대 디스코 음악이 고개를 쳐들던 시기에 생겨난 새로운 R&B 음악의 형태라고 풀이 할수 있다. 록에서 훵크의 시작은 60년대에 제임스 브라운이 개척자로 활약했다. 훵크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이 음악을 구체화 시킨 조지 클린턴은 ‘훵크 음악의 대부’로 불릴만큼 그는 가사의 표현이 너무 퇴폐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훵크 음악을 가장 훵키하게 만들 때 대중들에게 보

급시킨 인물이다. 한편 제임스 브라운의 음악적 영향을 받아 70년대 초반, 9인조 그룹 쿨 앤 더 갱은 뛰어난 기량으로 펼치는 풍성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분위기의 음악을 구사하였다. 이어서 보다 훵키한 감각을 가진 훵크 뮤직과 록이 결합된 훵크 록 (Funk Rock)이 훵커델릭, 부치즈, 러버밴드, 파러멘트 등에 의해 소개 됐고 재즈계에서도 훵키 재즈(Funk Jazz)가 등장했다. 훵크의 특징은 약동적인 일렉트릭 베이스와 고음을 추구하는 리듬 기타, 신나는 브라스 사운드와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돋보인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기선을 제압하는 딱딱 끊어지는 스타카토 리듬에 라틴 퍼커션의 요소가 첨가된 댄스용 음악이라는 것이다. 최근 가요계에서도 특히 댄스뮤직과 재즈에서 훵크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 대표적인 곡으로 김건모의 <스피드>가 있다.

출처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