森高千里 / New Season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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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Season은 워너파이오니어가 1987년 7월 25일 발매한 일본 가수 모리타카 치사토(森高千里) 의 데뷔 정규 앨범이다. 나카모리 아키나(中森 明菜), 타무라 나오미(田村 直美) 등의 앨범도 프로듀싱한 시마다 유조(島田雄三)가 프로듀싱했다. 앨범 녹음 당시 모리타카는 곡 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대신 앨범의 노래는 이지치 히로사마(伊秩 弘将), 사이토 히데오(斉藤 英夫), 칸노 싱고(管野 慎吾)(Orquesta de la Luz 밴드 소속 )와 같은 여러 작곡가가 만들었다. 이 앨범은 오리콘 앨범 차트 에서 21위를 기록했고 43,000장 이상 판매되었다.

어쨌든 첫 앨범의 상업적 성공은 인상적이지 않았고 모리타카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게 되는 계기는 이후 1989년 미나미 사오리(南 沙織)의 ‘17세’를 리메이크하며 인기를 얻은 이후다. 나카모리 아키나보다는 4살 어린 1969년생 모리타카는 나카모리나 마츠다 세이코보다는 한 세대이후의 – 또는 반 세대? – 아이돌이다. 개인적으로 이 가수를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에 일본에 놀러갈 때 볼만한 콘서트가 없는지 뒤져보면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처음 알게 됐다. 아쉽게도 그 공연에는 가지 못했지만, 이후로 그의 음악을 찾아들으며 화려했던 80년대 말의 일본 팝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모리타카는 마츠다나 나카모리의 여자 아이돌로서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약간 결을 달리 했는데 뛰어난 미모와 미성을 갖춘 실력파라는 기본적인 조건이외에도 피아노나 드럼 등을 직접 연주할 수 있어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뽐내 며 라이브콘서트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 앨범에서도 그는 건반을 담당하여 80년대 말 일본 팝계의 화려한 세션 뮤지션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을 정도다. 다만, 초기 라이브에서는 음정이 흔들리는 등의 보컬에서의 미숙한 점이 귀에 거슬리기도 한다.

앨범을 보자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앨범 커버다. 영문으로 크게 본인의 이름과 앨범 명을 적어놓았고 갸름한 얼굴형에 눈꼬리가 올라간 ‘서구형 일본 미인’의 얼굴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가라데키드2에서 여주 역으로 나왔던 탬린 토미타가 연상되기도 하는 얼굴이다. 패션도 인상적인데 CALIFORNIA라고 크게 써 있는 셔츠 위에 1980년대 유행했던 일부러 색을 뺀 청자켓을 받쳐 입은 차림은 – 살짝 어깨를 내리고 – 서구화된 일본의 대중문화에서 구현한 일본의 현대 여성 이미지가 그대로 전해져 온다. 딱 히사시 에구이치(江口 壽史)의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자주 보던 여성이 현실로 나타난 느낌이다.

앨범 수록곡은 전체적으로 애잔하면서도 락비트가 확실하게 살아있는 (당시의) 신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곡들이다. 이후 모리타카의 음악적 지향점의 단초가 이 앨범에서도 어느 정도 느껴진다. 그의 가녀린 목소리가 1 핸디캡이지만, 이를 통해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오르는 캐치한 멜로디가 받쳐주고 여기에 파워 있는 기타 연주와 섹서폰 연주 등 세션 연주가 빈 공간을 채워주는 식이다. 이 전략이 잘 살아있는 노래가 세 번째 트랙 ‘사과술의 룰(林檎酒のルール)’2과 일곱 번째 트랙 ‘그날의 사진(あの日のフォトグラフ)’이다.

그때도 지금도 마츠다 세이코나 나카모리 아키나와 같은 범접하기 어려운 거물 선배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나름의 영역을 분명하게 쌓아가며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모리타카의 모습이 보기 좋다.(YouTube 채널) 개인적 선호도로는 오히려 마츠다 앞에 모리타카를 놓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 기회가 생긴다면 지난 방일 때 놓친 그의 콘서트를 보고 싶기도 한데 그럴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생각에 ‘그날의 사진’을 듣고 있는 지금 조금 울적해진다.

수록곡

  1. 涙 Good-bye
  2. 夢の終り
  3. 林檎酒のルール
  4. オーティスレディングに乾杯
  5. WAYS
  6. ピリオド(アルバム・ヴァージョン)
  7. あの日のフォトグラフ
  8. Miss Lady
  9. NEW SEASON (ロング・ヴァージョン)

 

  1. 그의 후반기 앨범에서는 보컬에 좀 더 파워가 실린다 ↩
  2. 이 노래는 후반부에 치고 들어오는 섹서폰 연주가 일품이다. ↩

The Cure / Kiss Me, Kiss Me, Kiss Me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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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소개

Kiss Me, Kiss Me, Kiss Me는 영국의 록 밴드 The Cure의 일곱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1987년 5월 26일 Fiction Records를 통해 발매되었다. 녹음 작업은 프랑스 코렌스 의 Studio Miraval에서 진행되었다. 이 앨범은 The Cure를 Billboard 200 차트에서 상위 40위에 오른 최초의 앨범이 되었으며 플래티넘 인증을 받아 밴드가 미국의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앨범은 더블앨범으로 구성되었다. 트랙수는 총 18곡이다. 다만, 당시까지의 CD 기술의 시간 제한 탓에 Hey You!!!는 CD 버전에서는 빠졌다. 카세트 버전에는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한정판 비닐 버전에는 “Sugar Girl”, “Snow in Summer”, “Icing Sugar”(Weird Remix), “A Japanese Dream”, “Breathe”, “A Chain of Flowers” 등 보너스트랙이 담겨있다.

곡 감상

번호 제목 내용
1 The Kiss 4분여 이르는 긴 전주 이후 치명적인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2 Catch 현재의 어떤 여성에게 화자가 과거에 알았던 -아마도 짝사랑했던 –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곡에 비해 좀 더 밟은 그러나 여전히 우울한 – 우울이야 The Cure의 기본 상수이긴 하니까 – 기운으로 노래한다.
3 Torture 화자는 창도 없는 방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상태로 보인다. 그의 몸은 잘리고 부서진다. 가사 중에서 Hanging on your back은 결국 방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등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어떤 파괴적인 관계를 암시하는 것 같다.
4 If Only Tonight We Could Sleep 오리엔탈풍의 현악기 전주로 시작한다. 2분 40초에 가까운 긴 전주. ‘별처럼 불타는 눈을 가진 천사가 나타나 우리들을 그의 벨벳 팔 속으로 깊게 묻어버릴 거야’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5 Why Can’t I Be You? 앨범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 관악기 전주가 인상적. 아마도 트럼펫? ‘Everything you do is simply dreamy. Everything you do is quite delicious. So why can’t I be you?’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6 How Beautiful You Are… 전형적인 큐어식 베이스라인이 깔린 노래
7 The Snakepit 기타를 맡은 Porl Thompson과 드럼을 맡은 Boris Williams가 함께 만든 곡이라고 한다.(Fight과 Like Cockatoos도 그들의 작품) 스미쓰가 LSD에 취해 있는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8 Hey You! 당시 cd 버전에는 실리지 않았다
9 Just Like Heaven 큐어의 가장 큰 히트곡
10 All I Want 강렬한 기타 연주로 시작
11 Hot Hot Hot!!! 댄스펑크(funk) 스타일의 곡
12 One More Time 가사는 단순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내용. 중간템포의 발라드로 서정적인 분위기가 맘에 든다. 앨범 수록곡에 전주가 긴 곡이 제법 있는데 이 노래도 길이의 반을 전주로 사용한다.
13 Like Cockatoos 긴장감 있는 기타 전주가 맘에 든다. 가사는 자기 집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는 한 여성에 관한 내용이다.
14 Icing Sugar 베이스 주자 Simon Gallup이 만든 곡이다. 드럼 인트로로 시작하여 섹스폰 연주가 가미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15 The Perfect Girl 앨범의 다른 곡과 달리 짧은 인트로 후에 바로 노래로 들어간다. “이상한 소녀”와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하지만 같이 있고 싶고 사랑에 빠진 것 같다는 내용. 사춘기 때의 썸타는 감정을 노래한 듯.
16 A Thousand Hours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연주, 신디사이저 연주가 어우러진 인트로. 전형적인 큐어식 인트로. 하루에 1000시간을 낭비했다는데 하루가 몇 시간이었지?
17 Shiver and Shake 이 앨범에서 가장 헤비하게 연주 인트로가 등장하는 곡. 이 곡에서도 앞에서의 곡처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탄한다. 파괴적인 인간관계를 그린 곡.
18 Fight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 꾹꾹 누른 듯한 기타 인트로와 신디사이저 연주가 인상적이다. 스미쓰는 마지막까지 감각의 마비 상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말 약에 쩔어 살았던 듯. ‘Fight, fight, fight, until it breaks. Fight, fight, fight, or watch yourself burn again.’ 에서 그의 절박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역의 시계

사무실에 액자를 하나 걸어뒀는데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Alfred Eisenstaedt)라는 유명한 사진작가가 1943년에 찍은 뉴욕의 펜실베이니아역의 풍경이 담긴 사진이다. 작품의 제목은 Clock in Pennsylvania Station으로 높은 위치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에 역 천장에 걸려 있는 커다란 시계가 하나 보이고 – 약 (필시 오후) 2시 40분가량을 가리키고 있다 – 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런 사진이다.

시계에 무어라 적혀있는데 분침 때문에 첫 번째 단어가 잘 안보여 다른 사진을 찾아보니 Eastern Standard Time이었다. 즉, ‘미동부 표준시’라는 의미다. 즉, 사진을 벽에 걸어놓은 내가 때때로 그 사진을 볼 때 나는 1943년 어느 날 미동부 표준시로 오호 2시 40분에 펜실베이니아역에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과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정지된 시공을 담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매력이다.

이런 사진이나 흑백영화를 볼 때면 고질병처럼 ‘저 사람들은 이미 모두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곤 한다. 사진에는 20대 이상의 성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대략 1920년대 이후 출생하신 분들일 테니 지금 생존해계신다면 100세를 넘으셨을 것이라 여겨지고 대략 9할 이상은 돌아가셨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하면서 또 작품의 맥락과 상관 없이 괜히 우울해지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작품의 주인공인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와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는 인간들이 한 프레임에 담긴 사진을 물끄러미 보면서 청승맞은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내 나약함의 증거이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시간이라는 개념에 무력한 그 인간이라는 존재, 그리고 죽음을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but time
keeps flowing like a river (on and on)
to the sea, to the sea
Till it’s gone forever

알란파슨스프로젝트라는 80년대 밴드의 Time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다. 시간은 강과 같이 바다로 흐른다는, 시간을 시각화한 노래다. 차분한 템포의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자연스레 고요히 흐르는 시간의 강물이 연상된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1943년의 한 기차역에서 흘러왔던 시간의 강물이 주는 중압감이 내 뇌리에 약하게나마 느껴지는 아침이다.

The Associates / Sulk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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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글에서 잠깐 언급되었던 빌리 맥킨지(Billy Mackenzie)는 스코틀랜드의 포스트펑크/신스팝 밴드 The Associates의 보컬이었다. 이 밴드는 앨런 랜킨(Alan Rankine)과의 잠깐 동안의 듀오 경력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Billy Mackenzie의 원맨밴드로 활동하였는데 짧은 활동기간과 상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음악성으로 결코 적지 않은 족적을 남긴 뮤지션이다.

그들이 내놓은 총 4장의 스튜디오 앨범 중에서 가장 음악적으로나 – 그나마 상업적으로 – 많이 거론되는 앨범은 1982년 발표된 2집 Sulk다. 식물원을 연상시키는 어떤 무대장치에 기대어 앉아 있는 빌리와 앨런의 모습의 커버가 인상적인 이 앨범은 ‘부루퉁함’이라는 단순하고 짧은 앨범명과 달리 상당히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경쾌한 신스 연주는 여느 상업적인 신스팝 밴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멜로디는 조이디비전 만큼이나 우울하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이하게도 이 앨범은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을 모두 신스팝 연주곡으로 배치되어 있다. 첫 곡 Arrogance Gave Him Up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 마치 마이애미바이스의 여느 에피소드의 거리 장면에서 등장할 것 같은 그런 경쾌한 – 트랙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런 경쾌한 신스 연주가 음습한 멜로디 및 가사와 본격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두 번째 트랙 No에서부터다. 마치 비바람이 부는 것 같은 신스 연주가 몰아친 뒤 어두운 멜로디가 시작된다. 일단 가사부터가 심상치 않은데

Tore my hair out from the roots
Planted them in someone’s garden
머리카락을 뿌리부터 뽑아냈어.
누군가의 정원에 심었어.

이런 가사를 시작으로 앨범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다양한 실험적인 사운드와 – 그렇지만 무척 아름다운 – 뜻 모를 가사가 난무하는 트랙으로 채워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Gloomy Sunday, Skipping, Club Country 등이 맘에 드는 트랙이다. 가사의 모호함에 대한 설명은 맥켄지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의 모호함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NME와의 인터뷰에서 맥켄지는 ‘Party Fears Two’는 많은 것에 대한 것일 수 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다투는 것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공산주의와 보수주의, 정당의 극단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출처]

물론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모호함을 통해 신비주의를 조장하고 그들의 예술적 지위를 높이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The Associates의 경우에는 이런 오만한 태도를 견지하더라도 수긍이 갈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더욱 오만할 자격을 갖췄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뛰어남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앨런은 앨범이 발매된 직후 그룹을 떠났고 맥킨지는 홀로 The Associates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스튜디오 앨범을 더 발표했지만, 음악적 자산은 빠르게 소진되고 말았다.

The Smiths / Hatful of Hollow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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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miths가 1984년 11월 2일에 Rough Trade Records를 통해 발매한 컴필레이션앨범이다. 앨범에는 밴드의 초기 활약을 잘 설명해주는 싱글들이 The Associates의 Billy Mackenzie를 겨냥한 노래라는 설이 있는 William, It Was Really Nothing에서부터 영화 프리티인핑크의 수록곡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에 이르기까지 16곡의, 밴드의 음악적 풍부함을 밀도 있게 느낄 수 있는 곡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또한 앨범 수록곡은 주로 1983년 BBC Radio 1 세션에서 녹음된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정규앨범 버전이나 싱글과는 다른 변주들이 팬들에게 주는 의미 또한 각별하다.

The Smiths의 가장 잘 알려진 히트곡으로 꼽히는 This Charming Man 역시 Peel Session에서 나온 곡으로 훌륭하다. 싱글보다 더 침울한 곡으로, 음악적으로는 Blowin’ Your Mind! 시대의 밴 모리슨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Rourke의 베이스라인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며, 그가 역대 가장 과소평가된 베이스 연주자 중 한 명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Still Ill’도 다르다. 하모니카 솔로로 시작하고 끝나는데, 밴드의 데뷔작인 The Smiths의 버전보다 더 완벽한 곡이다. 이것이 Still Ill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Is ‘Hatful of Hollow’ the definitive album by The Smiths?]

한편 BBC Radio 1 세션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면

1950년대와 60년대에 영국의 팝, 포크, 재즈 아티스트는 상업적으로 발매되는 음반의 형태보다는 BBC 라디오에서 들을 가능성이 더 높았고, 아예 없었다면 회사를 위해 녹음한 독점 세션의 형태로 들을 수도 있었다. [중략] BBC가 소유한 스튜디오와 극장(주로 런던 주변)에 매일 음악가들을 모아 콘서트 공연을 하거나 엄격한 시간 내에 몇 곡을 녹음하게 하여 방송 시간을 채워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중략] 60년대 후반에 런던에서 만들어낸 화제성 덕분에 예약된 일부 아티스트는 레코드 계약을 맺기도 전에 BBC 세션을 하나 이상 녹음할 기회를 얻었다. [중략] 다른 녹음 기회에 방해받지 않는 음악가들을 위한 이 국가적 플랫폼을 운영하는 BBC 라디오 진행자의 전형적인 사례는 존필(John Peel)이었다. ‘필 세션’은 명예의 상징이자 음반 계약을 찾거나 적어도 어떤 종류의 지속적인 청취권을 찾는 티켓이 되었고, 필이 이러한 기회를 관리한 기간은 1967년부터 2004년 사망할 때까지였으며, 60년대 후반 ‘언더그라운드’ 시대와 10년 후 펑크 시대에 록이 재부팅된 시기는 취향 선도자로서의 시기였다. [중략] 한때 BBC 라디오 세션은 일종의 행정적 예외였고 아티스트가 최신 상업적 발매분을 최소한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도록 통과해야 하는 장애물에 불과했지만 (그리고 영국에서 유일한 방송 네트워크에서) 이제는 아티스트를 위한 일종의 트로피가 되었고 잠재적인 취향 선도자가 후원에 대한 미덕을 보여주는 방법이 되었다. BBC 자체는 아티스트를 ‘추천’할 수 없었지만 개별 진행자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다.(A Short History of ‘the BBC session’)

이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에서 7위에 올랐고 차트에 46주 동안 머물렀다. 2000년에 Q 매거진은 이 앨범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국 앨범 100장” 목록에서 44위에 올렸다.

앨범 커버의 원본 사진은 작가 장 콕토의 사망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랑스 잡지 Libération의 1983년 7월호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사진은 콕토의 책 “Le Livre Blanc”에서 Gilles Decroix가 찍은 콕토의 그림을 어깨에 문신으로 새긴 팬 Fabrice Collette의 모습이다.

1. William, It Was Really Nothing
2. What Difference Does It Make?
3. These Things Take Time
4. This Charming Man
5. How Soon Is Now?
6. Handsome Devil
7. Hand In Glove
8. Still Ill
9. Heaven Knows I’m Miserable Now
10. This Night Has Opened My Eyes
11. You’ve Got Everything Now
12. Accept Yourself
13. Girl Afraid
14. Back To The Old House
15. Reel Around The Fountain
16. Please, Please, Please, Let Me Get What I Want

Philip Oakey & Giorgio Moro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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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 Records 1982, Fair use, Link

저는 록앤롤을 참을 수 없어요. 저는 팝을 좋아해서 조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를 좋아해요. 모로더는 독일에서 온갖 소리를 낼 수 있는 기계를 만든 미친 교수를 만났고, 조르지오는 “이걸로 히트곡을 낼 수 있어!”라고 말했어요. 그는 그 직후 “I Feel Love”를 만들었어요. 저는 상업적인 음악을 좋아하고, 우리는 휴먼리그가 상업적이기를 바랐어요. 사람들이 음반 가게에 가서 “머리가 한쪽에 있는 그 녀석의 음반을 원해”라고 말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어요. 초콜릿 한 개를 사는 것만큼 쉬워야 했어요.<필립 오케이>

I can’t stand rock’n’roll. I like Giorgio Moroder because 1 like pop. Moroder met a mad professor in Germany who had built a machine that could make all kinds of sounds, and Giorgio said, “With this, I have hits!” He made “I Feel Love” soon after that. I like commercial music, and we certainly wanted the Human League to be commercial. The idea was that people could go into a record shop and Say, “I want the record by that bloke with the hair on one side.” It had to be as easy as buying a bar of chocolate. [Sweet Dreams: The Story of the New Romantics, Dylan Jones, 311p]

필립 오케이의 조르지오 모르더에 대한 애정은 1984년 영화 일렉트릭드림스의 사운드트랙에서 둘이 함께 작업한 주제곡을 통해 꽃을 피운다. 제목도 의미심장하게 Together in Electric Dreams라는 곡인데 컴퓨터가 사람의 마음을 갖게 되면서 겪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영화의 스토리에 걸맞는 로맨틱한 멜로디의 신스팝 명곡이 되었다. 이 곡은 영국 싱글 차트에서 3위에까지 오르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리고 이후 1985년에 발매된 공동 앨범 Philip Oakey & Giorgio Moroder로 이들의 협업은 앨범으로까지 결실을 맺게 된다.

The Blue Nile / Hats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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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over art can be obtained from Linn Records., Fair use, Link

Hats는 스코틀랜드 밴드 The Blue Nile의 데뷔앨범 A Walk Across the Rooftops 이후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으로, 원래 1989년 10월 16일 Linn Records와 A&M Records를 통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밴드 전체의 경력 중에서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밴드의 가장 성공적인 앨범이 되었다. 발매 당시 영국 앨범 차트에서 12위에 올랐고 The Downtown Lights, Headlights on the Parade, Saturday Night 등 세 개의 싱글이 출시되어 차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도시 안에서 느끼는 도시인의 고독함, 현실로부터의 도피에 대한 갈망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마음을 묘사하는 와중에 도시의 아름다음이 느껴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우리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보면서 울적한 마음과 심미안적 쾌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앨범을 작업하기 전 밴드는 음반사와의 법적 소송 등으로 몸과 마음이 무척 지쳐있었다고 한다. 밴드의 프론트맨 폴 부캐넌(Paul Buchanan)은 “돈도 없고, 비참하고, 소송도 당했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지쳐 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이 음반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인터뷰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고통을 앨범에 그대로 담은 셈이다.

개인적으로 소피스티팝(Sophisti-pop)이라는 장르를 좋아한다. 그 장르가 주는 세련된 느낌이 가장 맘에 들고 그리고 크게 인기를 끌지 않은 서브장르인지라 특정 시기의 특정 뮤지션들이 만들어낸 분위기가 주는 세밀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블루나일은 그러한 소피스티팝 일군 중에서도 특히 만족감을 주는 뮤지션이다. 이런 걸작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Hats가 히트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히트했더라도 안타까운 일이었을 겁니다. 야외에서 이런 노래를 접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듭니다. 낮에 듣는 것조차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Hats를 들을 곳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습니다. 이 밴드에 대한 자주 반복되는 전설은 데뷔 앨범이 발매된 직후 글래스고의 한 술집에서 폴 뷰캐넌이 한 일입니다. 그가 지역 주민들과 몇 잔의 맥주를 마시자 대화는 음악으로 바뀌었고, 누군가가 그에게 그 지역의 훌륭한 신인 밴드를 추천했습니다. 그들은 블루나일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신도 좋아할 거예요. 제 차에 그들의 테이프가 있어요.[Pitchfork의 비평 중에서]

1 Over the Hillside

지루하고 고단한 일상을 탈출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이 담긴 부분이다. 아마도 데뷔앨범 이후 5년 동안 창작의 고통과 음반사와의 갈등으로 고통에 시달린 밴드의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어쨌든 이 앨범의 처음을 열어주는 트랙으로 캐치한 멜로디가 제격인 곡이다.

Workin’ night and day, I try to get ahead
Workin’ night and day, don’t make no sense
Walk me into town, the ferry will be there
To carry us away into the air

2 The Downtown Lights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특히 이 부분의 가사가 맘에 든다.

In love we’re all the same
We’re walking down an empty street
And with nobody, call your name
Empty streets, empty nights
The downtown lights

한편 이 곡은 The Smiths의 There Is a Light That Never Goes Out과 짝을 맺어줘도 좋을 곡이라 생각한다. 둘 다 좋아하는 누군가와 도시의 밤을 배회한다는 – The Smiths의 노래가 더 파괴적이기는 하지만 – 설정에다가 서로의 마음을 가늠할 길 없는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는 2024년 노래 Guilty as Sin?에서 “블루나일에 빠져서 그는 ‘Downtown Lights’를 보냈어요. 한참 동안 듣지 못했어요.(Drowning in the Blue Nile, he sent me ‘Downtown Lights’, I hadn’t heard it in a while.)”라는 가사로 시작하면서 이 노래를 언급했다. 스위프트의 앨범이 발매된 후 4일 동안 The Downtown Lights의 스트리밍이 14배 증가했다. 이 가사는 스위프트가 전에 사귄 Matty Healy가 블루나일의 광팬이기 때문에 생각난 가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3 Let’s Go Out Tonight

이 노래에서도 화자는 앞서의 곡과 같은 마음으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밤중에 함께 밖에 나갈 것을 제안한다.

I know a place where everything’s alright, alright
Let’s go out tonight

4 Headlights on the Parade

여타의 트랙보다 약간 빠른 템포의 뉴웨이브 신스팝의 느낌이 강한 곡이다. The Blue Nile의 가사는 은유적이라기보다는 직설적이다. 그러한 점이 오히려 듣는 이를 약간은 난해한 멜로디로 인해 부담감을 가진 상태에서의 마음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만들어주는 면도 있다. 그리고 좋지 않은가? “오직 사랑만이 살아남는다. 예~”

Close your eyes, can’t you see?
Only love will survive, yeah

이 곡에서의 퍼레이드는 실제 퍼레이드가 아니라 글래스고(Glasgow)에 있는 알렉산드라퍼레이드(Alexandra Parade)라는 이름의 거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5 From a Late Night Train

밤열차를 타고 있는 화자는 깊은 우울감에 빠져있는 듯 하다. 앞서의 곡보다 한층 느려진 템포 속에서 화자는 읊조리듯 노래한다. 열차가 조그만 도시를 지나가면 사람들은 뿔뿔히 집으로 흩어진다. 군중 안에서의 고독감이 느껴진다. 이 고독감을 트럼펫 연주가 잘 받쳐주고 있다.

From a late night train
The little towns go rolling by
And people in the station going home

6 Seven A.M.

화자의 우유부단함이 잘 드러난 가사다. 곡 앞의 부분에서 ‘사랑은 어디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으면서 이 사랑을 향해 전진해야 하는지 멈춰야 하는지 갈등하는 장면이다. 이 곡에서는 특히나 돋보이는 베이스 신디싸이저 연주가 이러한 갈등의 느낌을 잘 보조해주고 있다. 약간 Japan의 베이스 주자 Mick Karn의 특징적인 베이스 라인이 연상되기도 한다.

Stop, go
Stop, go
Stop, go
I don’t know, yeah

7 Saturday

거리가 넓고 크니까 오히려 화자는 고독함을 느낀다. 토요일 밤거리에 나와서 상대에게 사랑을 확인하려는 마음. 시종일관 사랑과 ‘밤의 도시’ 사이에서 방황하는 화자가 앨범을 끝내는 트랙에서조차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곡은 마지막 트랙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리만큼 화려하고 서사적이고 캐치하다.

Who do you love when it’s cold and it’s starlight?
When the streets are so big and wide,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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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뷰캐넌은 한때 음반을 만드는 것을 사랑에 빠지는 것에 비유했다고 한다. 그는 “매년 할 수는 없죠.”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블루나일은 1981년에 결성된 이래로 4장의 앨범만 냈고, 각 앨범마다 오랜 침묵이 있었다. 밴드의 경력으로 생각해볼 때 이 비유는 타당(?)한 셈이다. 우리는 언제나 늘 사랑에 빠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지면 그 강렬한 느낌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安全地帯 / 安全地帯IV [1985]

安全地帯IV를 듣고 있다. 안전지대의 인기가 최정상일 때 발매된 걸작 앨범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첫 트랙인 ‘꿈의 이어짐(夢のつづき)’. ‘아름다운 눈동자의 앨리스(碧い瞳のエリス)’나 ‘슬픔이여 안녕(悲しみにさよなら)’이라는 극강의 트랙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목, 가사, 그리고 멜로디의 유려함의 관점에서 ‘꿈의 이어짐’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은 일본에서 1985년 11월에 발매되었는데, 그해 초 이미 기혼이었던 리더 다마키코지(玉置浩二)는 여배우 이시하라마리코(石原真理子)와의 스캔들이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고 한다. 안전지대의 “전속” 작사가인 마츠이고로(松井五郎)는 둘의 마음이 진심이라 생각하고 그러한 감정으로 가사를 썼다고 한다.(헐~)

오늘 도착한 CD

얼마 전에 구입했다고 포스팅했던 Double의 씨디들이 도착했다. discogs에서 중고로 구입한 것들이라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그중 한 판매자는 배송비를 아껴보겠다는 것이었는지 씨디 케이스도 빼고 보내왔다. 예전에 중고 씨디 온라인쇼핑 사이트에서 이렇게 보내왔던 이후로 오랜만에 이런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나름 신선하다. 어쨌든 이번 주는 더블을 감상하는 기간으로 결정.

A Taste of Honey

Tasteofhoney196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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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포드(Salford)에 사는 10대 여학생 주인공 조(Jo)1의 홀어머니 헬렌(Helen)은 철없는 40대 여성이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는 했지만, 딸에게 별 애정도 없이 연하의 남성과 함께 매일 클럽과 댄스홀에서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밀린 월세를 내지 않으려고 딸과 함께 야반도주를 서슴지 않는 도덕성이 결여된 여성이다.2 조는 그런 어머니와 새 피난처로 도망가는 도중 흑인 선원 – 정확하게는 화물선의 요리사 – 지미의 도움을 받게 되고 이것을 인연으로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 와중에 헬렌이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그를 떠날 기세고 남자친구도 항해때문에 곧 그를 떠날 예정이지만, 그는 남자친구에게 특유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며 ‘네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개의치 않겠다. 그냥 지금만 내곁에 있어줘’라고 당차게 말한다. 지미는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하지만 3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조는 자신의 방식으로 외로움을 견디는데 익숙해있는 듯 했다. 그의 이런 마음 상태는 끝내 그의 모친이 결혼을 하기 위해 자신을 떠나는 순간에 겉으로 나타난다.

Helen “Aren’t you sorry to see me go? 네가 떠나는 것이 슬프니?”
Jo “I’m not sorry and I’m not glad.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아.”

조의 모친이 떠나고난 후 그는 신발가게 점원일도 구하고 새로운 거처도 구하여 – 방은 크지만 집은 무척 낡은 –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는 언젠가 신발가게 들렀던 제프(Geoff)를 우연히 축제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갖고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 이 부분은 영화에서 자세히 묘사되지 않는다. 아마도 개봉 당시에는 여전히 센세이셔널한 내용이기에 그랬던 것으로 짐작된다. – 거처가 없는 그와 동거하게 된다. 그뒤 임신을 알게된 제프는 조에게 ‘그를 사랑하냐’고 물었는데 조는 ‘나는 사랑을 싫어한다’라는 말로 다시 특유의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어쨌든 조는 제프와 같이 지내며 그나마 우울한 임신, 엄마에게 버림받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우울한 사실을 잊으며 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낀다.

Shelagh Delaney.jpg
By Getty Images – Immediate source: http://bainesandfricker.net/blog/?p=492, Fair use, Link

The Smiths의 Morrissey가 디자인한 밴드의 컴필레이션 앨범 Louder Than Boms의 표지 그림에도 등장하는 영국 극작가 셸라흐 딜라니(Shelagh Delaney)가 A Taste of Honey라는 이름4 의 희곡을 19세의 나이에 써서 무대에 올렸고, 이 작품은 그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셀라흐와 감독을 맡은 토니 리차드슨(Tony Richardson)5이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하여 1961년에 영화로 내놓았다. 실제 영화를 찍은 배경도 실내 세트를 제외하고는 맨체스터(Manchester), 살포드(Salford), 블랙풀(Blackpool) 등에서 촬영해서 사실감을 더 높였다. 산업화된 벽돌 도시의 우울한 풍경, 더러운 강물, 그곳에서 아무 생각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면6

20세기 중반 영국에서 계급, 인종, 성관계 동의 연령, 성별, 성적지향, 사생아에 대해 논평하고 의문을 제기하며 키친싱크 사실주의의 걸작으로 남기도 한 이 희곡과 영화는 모리시가 쓴 많은 초기 가사에 영감을 주었고, Louder Than Boms 앨범의 수록곡이기도 한 “This Night Has Opened My Eyes”는 조의 곤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솔로 시절에 발표한 “Alma Matters”에는 조의 대사를 직접 인용하기도 한다.

  1. Rita Tushingham라는 배우가 호연을 선보이는데 이 작품이 그의 데뷔작이었다. ↩
  2. Dora Bryan이라는 배우가 매우 실감나게 연기한다. 필르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꽤 관록이 있는 배우였다. ↩
  3. 영화에서 그가 타고 떠나는 배는 Manchester Liners라는 해운사의 대형 화물선이었다 ↩
  4. 사실 개인적으로 이 이름을 들을 때마다 뇌리에서는 같은 이름의 흑인 여성 듀오가 히트시킨 Sukiyaki가 연주된다. ↩
  5. Look Back in Anger (1959), The Entertainer (1960), A Taste of Honey (1961),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 (1962) 등 50~60년대 영국 영화의 리얼리즘 사조를 주도한 감독이다 ↩
  6. 영화에서 제프는 길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조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아이들은 늘 그가 어디에 있는지 대답을 해준다. 신기한 노릇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조의 아이들의 미래를 보여주려는 의도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