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Jr.

버스터키튼 Buster Keaton 은 그 천재성과 영화사에서 있어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의 또 다른 천재 희극인 찰리채플린의 빛에 가려 영원한 2인자 신세로 전락하고만 – 희극계의 트로츠키? – 불운한 배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무뚝뚝한 표정은 어쩌면 자신의 영화인으로서의 위치를 예감한 표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영화는 1924년에 만들어진 코미디라는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 형식적이거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동 시대의 영화를 뛰어넘는 위대한 영화이다. 셜록홈즈와 같은 훌륭한 탐정이 되는 것이 소원인 한 젊은이가 영화에 직접 들어가 극중 캐릭터와 함께 사건을 풀어간다는 초현실주의적인 착상은 영화 속의 영화보기라는 묘한 쾌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동시에 영화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라 할 수 있다. 우디알렌은 후에 The Purple Rose of Cairo에서 이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한다(물론 같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라스트액션히어로라는 어이없는 작품도 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