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스트리트(Sing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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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지 꽤 된 싱스트리트(Sing Street)를 오늘에서야 아트하우스모모에서 봤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두 가지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를 얻은 음악영화 원스(Once)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는 점과 Duran Duran 등 80년대 음악이 많이 쓰이는 80년대 배경의 영화라는 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재미있게 봤다. 빤한 전개에 빤한 결론이지만, 지루했던 친구들과의 설악산 여행을 비디오로 찍어 막상 다시 보면 재미있는 것처럼 그러한 느낌으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여러모로 Alan Parker 감독의 1991년작인 또 다른 음악 영화 The Commitments와 비교된다. 80년대 더블린을 배경으로 했다는 시간과 장소의 유사성, 밴드 멤버를 하나씩 모아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가 된다는 점, 주인공의 아버지가 실업자인1 노동계급 집안이라는 점, 그리고 밴드가 공연 치안을 위해 바디가드로 쓰는 배우의 생김새와 옷차림이 비슷했다는 깨알 같은 공통점 등이 눈에 띄었다.2 하지만 두 영화 사이에는 화해할 수 없는(!) 결정적 차이가 있긴 하다.

그 결정적 차이는 음악적 취향이다. The Commitments에서는 Depeche Mode의 음악을 “아트스쿨 뮤직”이라며 혐오하며 The Commitments 이전의 밴드였던 And And And의 키보드를 싱어와 함께 폐기처분하고 쏘울(Soul) 장르에 근거한 “더블린 쏘울”을 추구했다. 반면, 싱스트리트의 밴드 Sing Street는 Duran Duran3 뉴로맨틱 계열의 음악을 적극 수용하고 흑인 소년을 키보드 주자로 기용한다. 1972년생이라는 감독이 자랐던 시절의 음악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거리에서 본 한 아름다운 소녀를 유혹하기 위해 밴드를 급조하는 주인공 코너의 음악적 취향은 당시 유행하던 뮤지션들의 패턴을 따라간다. 코너는 크게 보아 음악 팬인 형이 추천해준 순서에 따라 Duran Duran, The Cure, Spandau Ballet, Hall & Oates의 음악 풍과 패션을 추종하고 나머지 밴드멤버들은 이를 추종한다.(개인적으로는 코너의 The Cure 시절 패션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그 소녀와의 애정라인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음악과 궤를 같이 하며 발달한다.

밴드를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역시 음악이 한 청춘남녀를 묶어주었던 월플라워(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도 생각난다. 두 영화 모두 10대 남녀의 사랑이 영화 줄거리지만,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둘 모두를 보며 지루했던 여행 비디오를 재밌게 보는 것처럼 우리는 그 감정에 다시 애틋해지곤 한다. 월플라워에서 Air Supply의 All Out Of Love가 “빤하지만 근사한(kitsch and brilliant)”라고 한 것처럼 이런 영화의 애정라인도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1. 요 아버지, 미드 The Wire에서 야심 넘치던 볼티모어 시장이셨던 분.
  2. 거기에다 주인공 코너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배우 Maria Doyle Kennedy는 The Commitments에서 주인공 지미를 짝사랑했던 백업싱어 나탈리 역을 맡았던 배우다
  3. 주인공 코너는 처음에 듀란듀란의 베이스 주자를 제임스 테일러라고 하는 등의 무식을 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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