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 아이

(스포일러 주의..)

캣츠 아이는 스티븐 킹의 단편을 원작으로 한 옴니버스 영화이다. 85년작이고 총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의 제목대로 도시를 떠돌아 다니는 고양이의 눈을 통해 관찰하는 세상의 모습이다. 물론 스티븐 킹이 원작인 만큼 그리 평범한 모습은 아니다.

첫번째 부분은 [금연주식회사]. 구제불능 골초들을 위해 금연을 하게 ‘만들어 주는’ 조금은 무시무시한 회사가 등장한다. 젊은 시절의 제임스 우즈가 금연을 하려는 주인공으로 나오고 꼬맹이 시절의 드류 베리모어가 그의 딸로 나온다. 금연주식회사가 하는 일은 간단하다. 금연을 하고싶어 하는 이가 의뢰를 하면 그를 일정기간동안 감시하고 그 기간동안에 한개피라도 담배를 피는 모습이 발각되면 그의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형벌은 크게 두가지였다. 전기고문과 손가락 절단… 제임스 우즈는 어찌되었건 금연에 성공하지만 뒷맛은 상당히 찝찝했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영화 중간에 제임스 우즈가 금단현상에 시달리며 자신이 직장동료로 부터 감시당하고 있다는 과대망상에 시달리는데 이 때 ‘Every Breath You Take’가 나온다. 폴리스의 원곡은 아니고 커버버전이다. 원곡은 너무 비싸서 사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감미로운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는 스토커 오브 스토커스러운 곡이니 사용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두번째 부분은 [위험한 내기]. 무시무시한 크라임 로드 아내의 정부, 노리스가 당사자에게 딱 걸린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그를 죽이는 대신 제안을 한다. 만약 노리스가 자신의 펜트하우스의 창 밖의 5인치짜리 턱을 한바퀴 돌아 온다면 아내도 주고 돈도 주겠다는 것. 배짱하나 믿고 산 노리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막상 창밖으로 나가니 이게 생각했던 것 만큼 쉽진 않다는 걸 깨닫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바람까지 불고 날개달린 쥐들도 그를 공격한다. 플롯은 이것뿐이다. 건물을 바깥을 한바퀴 도는 것. 하지만 개인적으로 손에 땀을 쥐며 본 편이었다. 극단적인 상황은 언제나 흥미롭다.

마지막 부분은 [벽 속의 괴물]. 지금까지는 관찰자에 머물렀던 고양이가 이번엔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그리고 어쩐 일인지 드류 베리모어가 다시 등장한다. 다른 가족의 일원으로. 꼬맹이니까 그냥 설정 무시하고 캐스팅했나보다. 아니면 캐스팅된 배우 중 당시 (그리고 지금도) 가장 유명한 배우는 드류 베리모어였으니 감독이 그녀만 믿고 어떻게 영화를 구상한 걸지도 모르겠다.

도시를 떠돌던 고양이가 새 보금자리를 찾는데 마침 그집 벽장 속에 사는 작은 트롤이 주인집 딸인 드류 베리모어의 숨을 빼앗으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사실을 아는 고양이 주인공 뿐이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엄마 때문에 고양인 마당에 내쫓겨 그녀를 지켜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똑똑한 고양이 주인공은 여차저차해서 집 안으로 들어오고.. 그리고 선풍기로 트롤을 갈아버린다는 아주 꿈과 희망이 가득한 결말.. 고양이는 드류 베리모어를 구한 공로가 인정되어 결국 집안에서 같이 살게 된다.

고양이와 드류 베리모어 콤비가 꽤 잘 어울렸다. 1편에서 제임스 우즈와 드류 베리모어의 호흡보다 좋았다. 제임스 우즈가 드류 베리모어를 끌어안으며 내 딸 내 딸 하고 착한 아빠 연기를 하는데 적응이 안돼서-_-;;

옛날 영화인지라 동물(들)이 지금처럼 지독하게 트레이닝 받아 칼로 잰듯한 연기를 보여주는 건 아닌데 연기를 하는듯 마는듯 하는 게 또 나름 자연스럽고 괜찮았다.

의외로 국내에 DVD가 출시되어 있다.

솔직히 하나하나 덜어뜨려 놓고 보면 그저그런 영화인데, 3개를 묶어놓으니 명절 때만 파는 색소 다량 첨가된 과자종합선물세트 같아서 볼만했던 영화..

캣츠 아이”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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