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인데… 걍 퍼왔습니다. 왜 퍼왔나.. 이 사이트와 뭔 관련이 있나.. 하는 의문은 끝까지 읽으면 풀릴까요?

고등학교 시절에 여행을 하다가 야간 열차에서 야쿠자 아저씨와 동석을 하게 된 적이 있다. 하여간 얼핏 보기에도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보란 듯한 야쿠자 타입으 로, 그 옆에는 역시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야쿠자의 정부 타입인 여자가 달라붙어 있는데, 그 맞은편 자리에 내가 앉아 있었다. 딱히 좋아서 그 자리를 고른 게 아니 고, 상대편이 제멋대로 내가 있는 자리에 와서 앉은 것이다. 나는 소심한 소년이었 던 터라 어디 다른 자리로 옮기고 싶었지만, 어설프게 자리를 옮겼다가 시비라도 걸 어 오면 속수무책이니까─야쿠자란 그런 일에 굉장히 민감하다─그대로 참고 그 자 리에 내내 앉아 있었다.

이럭저럭하는 사이에 밤도 깊어졌는데, 창문을 열어 놓은 채 달리는 구식 열차라 아무래도 모기가 열차 안으로 들어온다. 야쿠자 아저씨는 처음에는 손바닥으로 찰싹 찰싹거리더니, 도무지 당해내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가 하면 잠들어 있던 정부를 흔들어 깨워서는 둘이서 줄창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모 기향 대신인 모양이다. 효과가 있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묘안이기는 하다. 야쿠자란 사람들은 별의별 일들을 다 생각해내는구나 싶어 감탄스럽게 보고 있었더 니, 이번에는 나를 향해 ‘이봐, 학생. 자네도 사양말고 피우라고’하며 롱피스 한 갑을 주었다. 사양말고 피우라니, 나는 아직 열여섯에 담배 같은 거 피워 본 적도 없는 애송이다. 정부 쪽도 심각한 표정으로 연거푸 담배를 피우고 있다.

결국 나도 하룻밤 내내 담배를 피워대야만 하는 지경에 빠졌다. 덕분에 머리는 지 끈거리지, 잠은 오지 않지 엉망이다. 정말 야쿠자는 대처하기 곤란하다.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풀장에 수영을 하러 갔더니 문신이 새겨진 어깨 에다 보트 하우스의 트레이너를 거치고 서프 팬티를 입은 야쿠자가 있었다. 이런 인 간도 곤란하다. 유무라 테루히코(湯村輝彦)[footnote]동경태생. 일러스트레이터. [/footnote]와 가타오카 요시오(片岡義男)[footnote]소설가[/footnote]와 휴먼 리그를 좋아한다는 둥 떠드는 야쿠자가 있어도 좀 곤란하다. 이렇다 할 이유는 없지만 역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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