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80년대 중반 가요의 흐름

글. 김영대( toojazzy@nownuri.net )


한가지 전제를 깔고 시작하자. 이 연재물은 ‘댄스 음악에도 음악성이 있음’과 같은 고귀한 목적이 없다.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댄스 뮤직은 그저 춤을 추기 위해 존재하는 enjoyable한 음악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댄스 뮤직이 무언가. 어찌 보면 대중음악이라는 본질의 극한에 닿아 있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르일 것이다. 그저 들으면 되고 그저 춤을 추면 된다. 사실 이것이 본질이다. 물론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선 일방적으로 양산되는 댄스뮤직에 대해 헤게모니 운운하는 극단적 이분법이 적용되어, 록과는 화해할 수 없는 반대편에 위치하게 되었다. 대중 음악부문 중 가장 활발히 수출되어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기본적인 완성도를 논할 수준은 지났다고 보는 시각이 있기도 하지만 예술을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보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 그러나 한가지,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음악 그 자체를 뒤로한 사회적인 논쟁에 불과했다. 누가 더 많이 팔고, 누가 더 많이 차지하고 누가 더 많은 팬을 확보하느냐. 결국엔 그런 문제들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댄스 뮤직을 사회현상이 아닌 음악 그 자체로 받아들여본 시도는 있었던가. 물론 있기는 있었다. 소방차-서태지-HOT로 이어지는 지극히 단순한 계보들. 비록 방송국의 단골 메뉴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그 사이사이에 빠진 다양한 음악적 흐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연재물에서는 바로 그런 아쉬움들을 메워갈 것이다. 한국 음악사에서 빠질 수 없는 댄스 뮤직앨범들과 문제작들, 그리고 그것들에 영향을 끼친 음악적 흐름들과 뮤지션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무작정한 설명이 아닌 앨범을 따라가며 들어가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뜻대로 잘 풀려 나갈지는 미지수이다. 아무쪼록 격려와 질책 부탁드린다.


[눈여겨볼 80년대 중반의 흐름-조용필,전영록,이문세,소방차,김완선,박남정]


필자는 한국 댄스 뮤직의 본격적인 시작을 89년에서 90년까지로 보고 있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80년대 중반에 제공이 되었다는 점을 우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당시에는 ‘댄스 뮤직’이라는 개념은 오로지 미국의 팝음악에만 적용되는 듯한 인상이 강했고 흔히는 그저 ‘보통의 노래보다 빠른 정도의 신나는 음악’이라는 정도였다. 그나마 미디 등의 보급 이전으로 그룹사운드 위주로 음악이 편곡되다보니 오히려 댄스보다는 록에 가까운 음악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조용필의 노래들이 그랬고 유영선과 커넥션의 음악이 그랬다. 보통의 노래들보다 리듬이 빠른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댄스곡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당시의 음악인들 중에는 최신조류에 가장 민감한 인물이 몇 명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전영록이었다.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등 지루한 구성을 탈피하여 가벼운 터치와 리듬, 단순한 멜로디속의 다이나믹한 전개가 특징이었던 전영록의 업템포 곡들은 상당부분 현재의 댄스 음악과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발라드 음악의 대표주자로 여겨졌던 이문세 역시 간간이 댄스적인 느낌을 주는 곡들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붉은 노을>과 같은 곡은 당시로서는 가장 빠른 템포를 가진 곡이었고 <이밤에>는 한창 유행하던 go-go풍의 전형적인 댄스곡이었다. 하지만 댄스 뮤직을 전면으로 내세운 팀들은 이후에 등장한다. 바로 소방차, 김완선 그리고 박남정. 이들이 이전의 뮤지션들과 전적으로 달랐던 것은 바로 가수가 아닌 댄서출신이었다는 점이었다. 전영록만 하더라도 발라드와 댄스를 넘나드는 싱어송 라이터였고 화려한 무대매너를 보여주긴 했지만 특별히 안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적어도 안무가 노래만큼 비중을 차지한다던가(소방차 <어젯밤 이야기>, <통화중>, <하얀바람>) 혹은 안무 때문에 음악이 히트하는 상황도 만들어졌다.(박남정 <널 그리며>, <사랑의 불시착>) 소방차의 쉬운 멜로디와 가벼운 동작들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어서 인기가 높았고 김완선과 박남정은 외국의 그 어느 스타들 못지 않은 다양한 댄스 테크닉을 선보이며 젊은층을 열광시켰다. 이들은 내놓는 앨범마다 꾸준히 히트곡을 발표, 80년대말까지 끊임없는 인기행진을 계속한다.



      
[JH] 김완선… 그 이름 오랜만에 듣네요.. 현대음률 속에서~ 순간속에 보이는… 이 노래 제목이 뭐였더라.. -08월08일-
[다시] 오늘밤에,,,오늘밤?? 그런 제목이었던듯한데요. 김완선은 들을수록 너무 좋더군요 ^^;;; -08월08일-
[moz] 리듬속에 그 춤을.. 이었던 것 같은데요. 예전에 학교 밴드의 보컬을 하던 친구와 이야기나눴던 주제가 김완선은 워낙에 뒤에서 받쳐주는 백업들이 빵빵해서 음악적 수준이 뛰어날 수 밖에 없었죠. 노래실력만 좀 더 좋고 눈만 좀 이상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평가가 내려졌을지도… -08월08일-
[moz] 오늘 Kuwata Band의 Skipped Beat를 다운받아 들어봤는데 소방차의 G까페가 이노래를 표절한 거구만요. -08월08일-
[Willa] 김완선 그 노래는 리듬속의 그 춤을..이 맞아요. 87년 2집앨범에 들어 있죠. 이 앨범에선 나홀로 뜰앞에서라는 청승맞은 댄스곡도 히트했었죠…. -08월08일-
[Eva] 오늘밤은 김완선 데뷰곡이죠… -08월08일-
[moz] 당시 김완선의 앨범에서 키타는 신대철이 맡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 앨범에 에디반헬런이 참여했던 케이스와 유사하다고나 할까… -08월09일-
[Faith] 김완선의 리듬속의 그춤을 이 노래를 신중현이 작곡했단 사실 아시는 분이 몇이나 될련지.. 1집땐 산울림의 김창훈이, 2집땐 신중현이, 3집땐 이장희가 나섰었죠.. -08월20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