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Again, Sam

우디알렌의 희곡을 바탕으로 허버트로스가 1972년 만든 이 영화는 비록 우디알렌이 감독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의 필로모그래피 전반에 차용되는 여러 분위기들 – 이를테면 주인공의 편집증적인 성격, 도시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정과 배신,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순 등 – 이 충실하게 재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소심하고 나약한 영화평론가 알란펠릭스(우디알렌)은 언제나 카사블랑카의 험프리보가트와 같이 카리스마있고 남성적 매력이 넘치는 자신을 꿈꾸고 영화에서는 상상속의 험프리보가트가 이러한 알란의 또다른 자아를 설명한다. 알란은 가장 친한 친구 딕 부부의 도움으로 그는 이런 저런 여자들을 만나지만 그러다 정작 딕의 아내인 린다크리스티(다이안키튼)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 애틋한 감정은 린다의 거절로 순간의 추억이 되고 만다. 그럼에도 알란은 카사블랑카의 마지막 장면처럼 자신도 린다를 남자답게 떠나보내 주었다고 자위한다. 우디알렌다운 뻔뻔함이다. 우리가 우디알렌에게 발견할 수 있는 미덕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이 소품은 나른한 일요일 오후에 맥주 한잔을 옆에 두고 감상하기 딱 좋다.

p.s. 이 영화의 제목은 잘 알다시피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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