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ly Dan / Gaucho

Wendel Platinum Gaucho.jpg
Wendel Platinum Gaucho” by GopitaOwn work. Licensed unde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2001년 팝음악계의 괴재 Donald Fagen과 Walter Becker 듀오로 구성된 Steely Dan가 약 20년만의 컴백 스튜디오앨범 Two against nature 로 그래미상 앨범부분등 주요상을 석권했을 때 저는 사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물론 그들의 사운드는 데뷔 때부터 너무나 독특한 것이었기에 그들의 음악행로가 팝 팬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긴 했으나, 20아니 약 30년전에 발표했던 그 사운드에 현대 디지털 기술정도가 가미된 정도로 전혀 새로운 음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컴백앨범의 호평은 오히려 제 개인적인 주관으로는 상대적으로 현대 팝음악의 음악적 소재내지는 카리스마가 절대부족한 결과가 아닌가하는 씁쓸함를 갖기도 했습니다.

원래 그들의 독특한 즉, 단순한 팝 사운드도, R&B의 카테고리에도 모호하고 그렇다고 고상한 Jazz에 국한하기도 힘든 스틸리 댄만의 사운드가 그들의 1972년 데뷔 앨범 발표때부터 이어지며 결국 그들에게 음악적인 부분뿐만이 아닌 상업적인 부마저 가져다준 78년작 Aja가 미 음악계에 가장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을 때 이미 스틸리 댄의 사운드는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Peg, Aja, Deacon Blues가 전미 라디오 FM을 흔들며 게다가 영화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그들의 힛싱글 FM No Static At All 이 발표되며 그들의 인기는 그야말로 수직상승이었죠. 다음 앨범을 구상하는 중 그들의 모회사인 ABC가 MCA에 흡수합병되며 계약상 문제로 약 2년여를 소비한 후 1980년말 이 괴재들은 앨범 Gaucho (남아메리카 대초원의 카우보이를 지칭하는 말)를 발표했습니다.

명반 Aja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 반 부담감 반으로 발표된 Gaucho는 전작처럼 당시 최고의 세션맨들로 백 밴드를 구성했고, 즉 색소폰주자 David Sanborn, Tom Scott, 당대 최고의 테크닉을 자랑하던 기타리스트 Larry Carlton, Lee Ritenour 그리고 락그룹 ToTo, 재즈그룹 Crusaders의 멤버 등 호화판 세션을 구축했습니다. 이런 연유로 세션비용과 녹음기술등 일반 원가상승요인이 발생한 것인지 단 7곡으로만 이루어진 이 앨범은 당시 LP판의 평균가격 8.98달러보다 1달러가 더 비싼 파격적인 가격으로 발매되었고 당시 음반업계의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격조높은 그들의 7번째 앨범은 곧바로 플래티늄으로 직행하며 전미앨범차트 Top 10 안에 이르릅니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리듬이 독특하며 사실 차가운(cool) 분위기가 주를 이룹니다. 이는 악기 편성의 특성보다는 싸늘한 감흥마저 일으키는 보칼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 Donald Fagen의 무거운 보칼에 영향을 받는 듯한 것입니다. 일부라도 오차를 허용치 않는 듯한 차가운 그리고 너무나 독특한 그들의 사운드는 어렵기도 하지만 듣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분위기가 분명 내재되있습니다. Tom Scott의 구성진 색소폰이 특징인 타이틀 트랙 Gaucho , 페이건의 차가운 보칼과 베커의 깔끔한 키보드사운드가 묘한 매치를 이루는 당시 인기차트 9위를 기록한 Hey Nineteen, 기타리스트 Larry Carlton의 테크닉진가가 엿보이는 또다른 히트곡 Time Out of Mind (히트차트 20위 기록), 백보칼로 참여한 Patti Austine 등 보칼하모니와의 조화가 일품인 Babylon Sister등 결코 쉽게 접근하긴 힘들지만 또한 잊혀지지않는 그들의 7곡 사운드는 여전히 비평가의 호평으로 장식되었습니다.

이 앨범발매후 사실상 해체의 수순에 들어간 그들은 1995년부터 그들에게는 별로 친숙치 않았던 공연(재결합 관련)이 실황앨범으로 편집발표된 후 2000년 상기 언급한 Two against nature를 발표하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의 칼날처럼 날카롭고 빈틈을 보이지않는 깔끔한 일렉트릭 사운드, 그 물결속에 스며드는 Fagen의 싸늘한 보칼이 20년이 더 지난 지금 오히려 더욱 인간적인 매력이 이끌리는 이유는 과연 무얼까요.

1. Babylon Sisters (Becker/Fagen) – 5:50
2. Hey Nineteen (Becker/Fagen) – 5:07
3. Glamour Profession (Becker/Fagen) – 7:29
4. Gaucho (Becker/Fagen) – 5:32
5. Time Out of Mind (Becker/Fagen) – 4:13
6. My Rival (Becker/Fagen) – 4:31
7. Third World Man (Becker/Fagen) – 5:13

written by Suntae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