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li Vanilli

1998년 4월의 어느날,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계적인 팝듀오로 명성을 날린지 만 10년이 되던 날이었다. 지난 날의 명성이 저절로 떠올려졌다.그러나 그것도 잠시.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술과 마약에 찌들고 때론,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다시 한번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급기야 자살을 결심한다. 이젠 더 이상 살아갈 이유도, 자신도 없다……

그의 이름은 Rob, 밀리바닐리의 한 멤버였다… 국내에서 Milli Vanilli는 대중적으로 알려져있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그들에 대한 희미한 기억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1989년 그레미 어워드 최우수 신인 가수상을 받았다는 것, 얼마 지나지 않아 립싱크 사건으로 가수로서의 활동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했다는 것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All Or Nothing” “Baby Don’t Forget My Number” “Blame It On The Rain” “Girl, I’m Gonna Miss You” “Girl, You Know It’s True” Remix를 제외한 그들의 데뷔앨범이자 마지막이었던, 단 한 장의 앨범에서 히트된 곡이다.

그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수려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이 독일출신의 흑인듀오는 단숨에 정상에 올라섰다. 빌보드 앨범챠트에서 8주간이나 1위를 차지했고, 각종 시상식에서 그해 최고의 신인이자 듀오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의 음악은 그들의 것이 아니었다. 무명의 가수가 부른 곡에 단지 입만 맞춰 뮤직비디오를 찍었을뿐이었던 거다. 자신들의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명성과 모든 것을 얻었다. 하지만 비밀이란 영원할 수 없는 법. 곧 그 사실은 전세계에 알려졌고, 팬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준 채로 그렇게 사라졌다. 얼마 후, 진짜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가가 밝혀지고 그들의 앨범이 새로나왔지만 Milli Vanilli만큼의 명성을 얻진 못했다.

Rob은 그 이후로, 방탕한 생활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잊혀진 그 사건을, 자기자신은 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직도 전세계 각종 음악관련 뉴스그룹이나 BBS에서 그들이 죄(?)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니, 찬반논쟁이라기 보다는 ‘용서할 수 있는가’와 ‘절대 용서 못한다’가 아닐까. 그러나 이젠 적어도 Rob에게는 중요치않은 문제가 되어 버린 듯하다. ‘용서받지 못한 자’가 아닌, ‘스스로 용서하지 않은 자’가 되어버렸으니까.

디스코그래피

1988 All or Nothing Hansa
1989 All or Nothing [Remix Album] Hansa
1989 Girl You Know It’s True Arista
1991 Moment of Truth Alex
1991 Quick Moves: The Remix Album Ar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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