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 Pool, The

1989년 O.M.D(Orchestral Manouevres in the Dark) 해체후 – 그 뒤에도 Andy McCluskey는 O.M.D.란 이름을 계속 사용하였지만 – 그룹의 멤버였던 Paul Humphreys(보컬), Malcolm Holmes(드럼), Martin Cooper(키보드)는 The Listening Pool이라는 새로운 밴드를 조직하였다. 이들은 Telegraph 레코드라는 레이블을 설립하였다. 그리고 싱글 ‘Oil for the Lamps of China’, ‘Meant to be‘를 발표한 뒤 마침내 1993년 정규앨범 Still Life를 발표하였다. 이 앨범은 특히 영국의 평론가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Andy McCluskey라는 핵심인물을 제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과거 O.M.D.의 로맨틱한 사운드를 충실히 재현하였다. 그러면서도 멤버 각자의 역량을 싱글에 골고루 배치하여 싱글들 나름의 매력을 살렸다. 한편으로는 어쿠스틱 키타의 풍부한 질감과 깔끔한 키보드 사운드가 Roxy Music의 Avalon 에서 느낄 수 있었던 청량감으로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감싸고 있어 여름에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이후 그룹은 뚜렷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고 그들의 레이블인 Telegraph 레코드사의 경영실적도 신통치 않아 결국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퍼온 글 : OMD에서 The Listening Pool까지 小史]

금년 5월 중순, 솔로데뷔작이 되는 앨범 「카바즈」의 녹음을 준비중인 Thomas Lang을 보러 리버풀에 방문했을 때였다.

“실은, 바로 이전, OMD로부터 멀어진 멤버가 만든 새로운 밴드의 앨범으로 게스트보컬을 했다.”

라며 들려주었던 것이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Wild Strawberries」였다. 이 때, 그가 운전하는 차의 카스테레오의 카셋트로부터 흐르기 시작한 것은, 마치 토마스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 곡. 조금은 우울하고 애수감 넘치는…. 이것을 들으면서 그는 여느 때처럼 테이프에 맞추어 노래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여기서 또 체험했던 것이 한번에 반한다라는 것이다. 결국 한동안 이 곡을 반복해 듣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지났을 것을까. Thomas로부터 보내져 왔던 것이 The Listening Pool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밴드의 앨범이었다. 이 시점에서 알고 있던 정보라면 일찍이 OMD에 재적한 멤버가 만든 밴드라는 정도인데 이 CD로부터 흘러나온 것은 테크노 음색이야말로 희박하면서도 현재의 OMD 이상으로 OMD 적인 뉘앙스를 느끼게 하는 사운드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그 레이블로부터 보내져 온 자료에 의하면, 이 The Listening Pool을 구성해 있는 것은 OMD의 거의 결성시 부터의 멤버 3명이 앨범에 가장 OMD 인것 같은 표정을 느꼈던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생략해 OMD가 Andy McCluskey와 Paul Humphreys에 의해 리버풀에서 결성된 것은 78년. 다음 해 79년 5월 맨체스터의 파크트리 레이블에서 「Electricity」로 싱글데뷔 하였다. 그 후 Virgin으로 이적해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82년에는 Martin Cooper와 Malcolm Holmes가, 그리고 86년에는 Graham Weir와 Neil Weir가 멤버에 참가하였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Andy&Paul을 핵으로 하여 Martin과 Malcom이 뒤를 받쳐주는 시스템이 OMD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그 OMD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던 것이 그들이 전성기를 맞이한 80년대의 중반이었다. Stephen Hague의 프로듀스아래에서 녹음한 「Crush」에 이어 같은 멤버로 「The Pacific Age」에 착수하지만 Andy가 주도하고 있던 그룹의 노선에 불만을 느꼈던 Paul, Martin과 Malcom의 3명은 싱글의 선택에 관해서 Andy와 큰 격차가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오리지날 OMD에 있어 마지막 스튜디오앨범이 되었다.

양자의 관계수복 기간에 발표되었던 것이 결성 10년을 기념한 1988년의 「The Best of OMD」였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또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이 앨범 발표에 아울러 제작된 싱글 「Dreaming」에 관한 이견 때문이었다. 여기에서도 3명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Andy의 의견이 채택되었다. 이것이 양자간에 결정적인 균열을 만들어냈다. 결국 세계적으로 2백만 매를 판 앨범실적을 바탕으로 Depeche Mode와 전미 투어에 나서지만, 오리지날 OMD로서 마지막 라이브가 되었던 것이 10만 명을 앞에 둔 로스앤젤레스의 로즈 보울 축구·스타디움. 이것을 마지막으로 이 3명이 밴드와 결별하고 말았다.

어떤 의미로는 OMD가 OMD가 아니게 되었던 것이 그 90년이었다. The Listening Pool로부터 보내져 온 자료에 의하면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룹이 해체되면 OMD는 소멸한다고 하는 상호결정이 결성시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Andy가 OMD의 이름을 사용하고 싶다고 주장해, 이 3명은 그에게 그 권리를 매도하게 된다. 그 배후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지만 그렇게 남겨진 Andy의 밴드를 OMD라고 부르는데 저항이 있다. 실제 OMD는 그 시점에서 소멸했을 것이다. 그들의 자료에는 「OMD가 끝나갈 무렵 3명이 곡을 만들고 있던 적도 있어 The Listening Pool을 결성하게 되었다」라고 기록되고 있다. 아마, 옛날부터의 팬에게도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이미 현재의 OMD는 OMD는 아니라고 하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며, 필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스타트에 임한 그들은 92~93년과 곡만들기에 집중하여 동시에 The Listening Pool이라고 하는 새로운 밴드의 컨셉을 가져 수많은 레코드 회사를 돌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아티스트적인 컨트롤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레이블을 설립하였고, 그것이 Telegraph 레코드다. 그리고 거기에서 93년 7월 29일에 발표했던 것이 싱글 「Oil for the Lamps of China」였다. 싱글은 전영(全英)차트의 탑 100에 들었고 평론가로부터는 높은 평가가 주어졌지만 신흥 레이블의 힘없음이 화가 되었는지 3주만에 차트에서 탈락하였다. 그 직후에 스튜디오에 들어가 태어났던 것이 이 「Still Life」라고 하는 앨범이다.

그 타이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한 의미는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하지만 OMD로부터 떨어져 나왔어도 아직 그 생명이 그 맥과 흐르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마 한 때의 OMD의 팬은 이해 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OMD의 일렉트릭인 부분을 깎아낸 것이 The Listening Pool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OMD 초기의 선율적인 터치도 느낄 수가 있다. 실제 밴드의 리더적인 존재인 Paul은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하고 있다.

“실제 우리들은 OMD의 3/4이니까 거기서 완성해 온 음악에 나타나 있던 개성이 없어져 버릴 것은 없다. 멜로디의 중요성이나 그런 노래의 배경으로 나오는 강렬한 느낌은 The Listening Pool의 음악에서도 역시 없어서는 안될 것으로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말을 유념하여 이 앨범을 들어 보면 혹시 이 앨범이 그들이 바라고 있던 OMD의 미래형인것 같기도 하다. 물론 OMD의 일렉트릭적인 면의 매력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은 음악을 각색하기 위한 수단이며, 무엇보다도 중요성을 가지는 것은 노래의 퀄리티라 할 수 있고 The Listening Pool에는 그것이 있다. 게다가 그 매력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서 인지 의도적으로 일렉트릭적인 악기를 자제하고 있는듯도 하다. 예를 들면, 이 앨범의 오리지날쟈켓을 봐도 그렇다. 거기에 그려져 있는 것은 벽에 기대어 세워 놓을 수 있었던 밴조와 마루에 놓여진 아코디언, 그리고 그 악기의 앞에는 악보가 놓여져 있다. 아마 유화라고 생각되지만 일찍이 OMD의 멤버였던 사람들이 만든 일렉트릭적이고 미래주의적인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그들이 후기 OMD에 요구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하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말을 거는 것 같은 노래의 여러 가지 모습은 그야말로 필자에게는 음악의 매력과 같이 생각된다.

앨범의 크레디트를 보면 게스트·보컬로서 Thomas Lang 외에 The Stranglers의 Paul Roberts의 이름이 눈에 띈다. 리버풀에 사는 Thomas가 여기에 참가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떤 경위로 Paul Roberts가 참여했는지, 또 아무리 Thomas의 보컬이 훌륭해도 그 외의 곡과 비교해 소리의 터치가 약간 다른 것도 확실하다. 그런데도 그를 선택한 것은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게다가 「Blue Africa」의 보컬에게 느껴지는 서아프리카 계의 스타일. 이것은 샘플링인가, 혹은 누군가가 녹음에 참가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무척 많다.

실은 이 글을 끝낸 직후에 필자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 금년 마지막 해외 취재였다. 런던을 중심으로 취재를 할 생각이지만 할 수 있으면 리버풀을 방문해 그들과 인터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보에 의하면 필자가 영국에 있는 동안에 그들은 리버풀의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싱글 발표를 위한 리믹스를 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또 레이블 설립의 취지에 대해서 그들은 「재능 있는 뮤지션이 많이 존재하는데 메이저 레코드 회사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 작업을 이 레이블로 해 보고 싶다」라고 말하였다. 그들 외에 어떤 뮤지션을 컨택트하고 있는지, 아마 그런 것도 체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인터뷰의 결과는 또 어딘가의 잡지로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선은 The Listening Pool의 데뷔앨범을 즐기기를 권한다. 수많은 뮤지션이 존재하면서도 활동을 계속하는 음악의 거리, 리버풀로에서 태어난 시심 가득한 작품이다. 이 앨범을 많은 사람들이 듣기를 기원하며 펜을 놓는다.

1994년 10월 4일 집필
written by Koichi Hanafusa, a freelance journalist & photographer
원글 : http://www.lovepeace.org/vos/liner/9410tlisteni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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