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Notti di Cabiria(Nights of Cabiria)

어린 시절 ‘길(La Strada)’이라는 이탈리아 영화에서 본 젤소미나는 너무 여리고 너무 불쌍했다. 무지막지한 차력사에게 질질 끌려 다니면서 커다란 눈으로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그 여인의 슬픈 최후는 어린 내 마음에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슬프기는 하지만 드러내놓고 신파조였던 이 영화의 감독은 ‘로마 무방비 도시’에서 시나리오를 담당한 명감독 Federico Fellini 이고 불쌍한 젤소미나는 그가 단골로 찾던 여배우 Giulietta Masina 였다. ‘길’이 만들어진 3년 후 이 둘은 다시 한 번 뭉쳐 또 다시 하류층 여인의 밑바닥 인생을 보여주고 있다. 4만 리라 때문에 애인한테 강으로 떠밀려 죽음의 위기를 겪은 Cabiria. 대차고 성격 활발한 여인이지만 그녀의 직업은 창녀. 밤거리에는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유명배우가 그녀를 집으로 초대했다가 화장실에서 잠재우는가 하면 자선사업가는 굴속에 사는 빈민들을 돕는다. 우연히 들른 극장에서 최면술에 걸렸다가 이를 계기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로버트 드 니로를 닮은 이 남자는 그녀에게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친다. 에피소드가 산만하게 펼쳐져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윤곽을 뚜렷이 유지하고 있어 보는 내내 어리둥절하거나 하진 않다. Giulietta Masina 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맘보 리듬이 흥겨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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